국내 최대 수출 산업단지를 끼고 있는 구미. 10여만명의 근로자 등 두터운 소비층이 배경인 구미는 그래서 지역경제가 상대적으로 다른 도시보다는 여유가 있다.
인구 36만인 도시에 할인점 1곳과 백화점, 농협 파머스마켓 등 3곳의 대형유통업이 들어서 있지만 조만간 대형 할인점 2곳이 추가로 들어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평온하던 '삼국시대'(三國時代)가 조만간 생존을 놓고 치열한 전투를 벌일 조짐이다.
알뜰 주부들은 이같은 신삼국시대가 빨리 오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삼국(三國)이 한바탕 전쟁을 치루고 나면 통일(統一)된 평온의 시대가 오기 마련이니 그 이후에도 과연 알뜰 주부들이 환영할 만한 가격이 계속될 지 지켜볼 일이다.
▨평온한 '삼국시대'의 알뜰주부 시장보기
지금은 대형 할인점 'E-마트'와 '동아백화점', '농협 파머스마켓'이 삼국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서로 차별화된 판매전략과 상품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면서 공생하는 평화 시대를 이어오고 있다.
E-마트는 공산품 중심의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농협마켓은 농축산물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동아백화점은 중산층 이상의 소비자들을 상대로 의류와 수입산 등 고급식료품을 취급하고 있다.
서로의 차별성을 인정하고 상대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지난 1일 오후 20대 신세대 주부 김연화(28.봉곡동)씨는 아들 성용(2)이와 E-마트 나들이에 나섰다.
김 씨는 이 곳에서 CD 한장과 유아용품, 화장실용 신발을 샀다.
시중가보다 10%이상 싸게 구입해 멀리서 온 보람이 있다.
게다가 덤으로 원가정도로 할인된 여름 파격찬스 상품 몇가지로 저녁 찬거리까지 사고보니 발걸음이 가볍다.
이날 저녁 8시 농협 파머스마켓은 중년 주부들로 북적였다.
마켓 개점 1주년을 맞아 가격할인에다 경품행사까지 겹쳐 있다.
게다가 일부 상품은 '덤'을 끼워주니 '싸서좋고 푸짐해서 좋아 꿩먹고 알먹기'다.
특히 이 시간쯤이면 신선과일.채소 '떨이식 반짝세일' 행사가 있어 알뜰장보기에는 적격이다.
다소 경제적 여유가 있고 가족들에게 고급스런 식탁을 제공하면서도 웰빙 음식을 마련하려는 주부들은 동아백화점 지하 식품관에서 여유로운 쇼핑을 즐긴다.
시원한 에어컨에다 시설까지 새롭게하고 직원들의 친절앞에 주부들은 잠시라도 '왕비'가 되는 꿈을 꿀 수 있는 덤도 있다.
▨출혈경쟁 불보듯 '신 삼국시대' 소비자들
구미시는 지난달 25일 롯데쇼핑과 삼성테스코가 제출한 도시계획시설결정변경 제안을 받아들였다.
따라서 내년 하반기면 지금까지 시장을 독점해 온 E-마트의 수성(守城)과 새롭게 들어설 롯데마트.삼성홈플러스의 공성(攻城)이 치열한 유통업계의 신 삼국시대가 열린다.
현재 E-마트가 들어선 33번 국도에서 수출탑을 둘러싸고 반경 2km안에 3곳이 들어서 이 주변이 치열한 싸움장이 된다.
소비자들로서는 반길 일이다.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문화센터 설립 등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초기 공격에 나설 2곳의 업체들은 엄청난 가격할인 판매에 나설 것도 예상된다.
삼국은 엄청난 출혈을 감당해야 하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강자와 약자가 구분된 다음 새로운 평온의 삼국시대가 올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이 때부터다.
이런 시대가 온 뒤에도 유통업체들은 할인된 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에는 의문이다.
이 때쯤이면 동네 슈퍼나 골목상권은 완전 무너져 한밤중에 생필품을 사기 위해 차를 타고 대형 할인점을 찾아야 할 지도 모를 일이다.
구미 상공회의소 김종배 조사부장은 "이같은 소비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시민단체나 여성단체 등이 나서 유통업계의 신 삼국시대를 대비한 알뜰 주부들의 지혜로운 장보기 문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구미.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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