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거사와 民生, 하나도 못해낼 정당

'과거사'에 매달린 열린우리당이 하룻밤새 "민생이 최고야"를 외치고 있다.

도대체 집권여당이 어느 장단에 춤을 추고 있는지 모르겠다.

과거사와 민생-우리당은 마치 양손에 아이스크림과 사탕을 거머쥔 어린 아이가 고민에 빠진 모습과 흡사하다.

아이스크림을 먹자니 사탕을 빨고 싶고, 사탕을 깨물자니 아이스크림이 녹기 때문이다.

답은 하나다.

여당에서 '민생' 소리가 또 나온 것은 밑바닥 여론 때문이다.

지난달 '통계청 물가 상승률'은 3.6%였지만 '국민체감 물가'는 9.7%라는데 뜨끔한 것이다.

김혁규 의원 등 중진들은 결국 "국정 우선순위가 잘못됐다"고 자책했지만 소장파들은 반발했다.

한술 더 떠 천정배 원내대표는 두마리 토끼 다 잡자고 하는 식이다.

정국의 방향타를 쥔 여당이 이렇게 왔다리 갔다리 하는 것은 어느 쪽도 자신 없다는 얘기다.

국회 과반(過半)을 점유한 여당이 제구실 못하는 것은 여론의 뒷받침 없는 '무리수'를 자꾸 두기 때문이다.

지금 초'중'고생들이 덩치만 크고 체력이 약하다는데 '우리당'이 꼭 그 모양이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한다고 그렇게 큰소리 치더니 노 대통령이 반대하니까 죽도 밥도 아닌 대책을 내어놓은게 우리당이다.

바뀌는 당의장마다 '민생투어'에 열 올리더니 대통령이 8'15날 "과거사 규명" 하고 외치니까 또 그 쪽으로 우루루 몰려 갔다.

이게 정책있는 정당의 모습인가.

경량급 선수가 올림픽에서 중량급으로 체급을 올리면 여간해선 예선 통과도 어렵다.

과거사와 경제-둘다 한꺼번에 해내면 금상에 첨화지만 우리당 체력은 하나 해내기도 힘들 것 같다.

눈 딱감고 우선 순위를 정하는게 옳다.

대통령이 또 무슨 소리를 하더라도 우루루 몰려가지 않는 체질이어야 한다.

그것이 국민 신뢰 회복의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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