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어김없이 가을로 옮아가고 있다.
한국의 가을은 참으로 아름답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욕구가 주5일 근무제와 맞물려 더 커지고 있다.
지방화 시대를 맞아 지역 활성화의 궁극적인 목표가 지역의 창조성을 개발하고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둔다면 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개발이 되어야 한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첨단산업 유치를 들 수 있지만 우리의 여건은 녹록지 않다.
따라서 그 대안으로 지역관광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관광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고용증대, 소득유발, 지방세수 증대 등 경제적 효과와 함께 지역 생활환경의 개선과 지역 이미지 제고 등 경제 외적 효과가 뛰어난 산업이다.
그러나 관광개발에 필요한 재원과 인력 확보가 어렵고 정책 발굴 능력이 낮은 지자체의 현실에서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접근방식이 잘못되어 경관 훼손, 공동체 파괴 등 사회적 비용만 증가시키는 경우도 많다.
한국문화정책연구원의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경주시의 경우 재미와 즐거움, 감동이 없고 불편하며 누적적인 악순환 구조가 고착화돼 지난 90년 이후 해마다 관광객이 0.3%씩 감소했으며, 내국인 관광객도 연평균 0.6%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전체 관광객 중 외국인 점유율이 5~7% 수준에 불과하며 지역경제도 점점 침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화유적, 관광자원의 보고인 지역에 희망적인 이야기들도 들려온다.
영양군은 68억원을 들여 반딧불이 생태테마공원 등을 조성하고 특구를 추진하고 있고, 할인점 뺨치는 시설 현대화로 탈바꿈한 포항 죽도시장은 30%의 매출신장과 2배 이상의 관광객 쇄도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경주시는 한국관광공사,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등 7개의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뛰고 있다.
문경은 사극 드라마 촬영 세트장 설치로 한국의 할리우드로 부각되면서 지역경제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여기에 최근 문화관광부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추가 허가 발표로 내년말 부산에 새로 개장할 카지노 독점 운영권을 경북관광개발공사가 보장받게 돼 연간 200여억원으로 추산되는 순이익으로 제2 감포관광단지 조성과 안동 유교문화권 개발에 탄력을 받게 되었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구지역 29개 관광호텔의 외국인 관광객의 투숙객은 6만830명으로 지난해 3만4천412명에 비해 2만6천여명이나 증가했다고 한다.
그동안 대구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입한 보상제 등 인센티브제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치는 도시에서 머물고 즐기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관광산업은 매우 중요하다.
대구는 국제공항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거리에서 외국인을 찾아보기 어렵다.
볼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꼭 방문하는 용인 민속촌을 모델로 지역 고유의 우수한 문화를 결집해 담은 대구민속촌을 월드컵 경기장 부근에 조성될 대구대공원에 만드는 것은 어떨까. 아니면 조경이 아름다운 수목원에 조성해도 될 것이다.
경주의 경우 세계적인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밤의 문화가 없다.
돈을 쓰고 싶어도 쓸 데가 없는 것이다.
인기 있는 유적지에 멋진 조명을 설치해 야간 개장을 하면 어떨까. 형형색색으로 변하는 첨성대, 다보탑, 석가탑은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다.
감포에는 호텔과 골프장만 만들 것이 아니라 한류(韓流)의 열기를 살려 종합 시네마타운을 건설해 전국에 산재된 유명 드라마와 영화의 세트장을 한곳에서 볼 수 있게 만든다면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관광지가 될 것이다.
문화는 전통을 지키면서 인공적인 개발이 병행할 때 더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경쟁력있는 지역관광개발은 지역의 문화와 환경을 보전하고 지역의 매력을 창조해 나간다는 원칙하에 지역 주민과 지역 자본이 주체가 되고, 대규모 자본이 투자되는 시설보다는 소프트웨어와 체험 프로그램 중심으로 개발해야 한다.
지역의 문화와 민속, 자연과 음식 등 무한한 관광자원을 하나하나 다듬고 가꾸고 알릴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도전하는 정신이 더해진다면 실패란 결코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김만제 낙동경제포럼 이사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