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가 우월적 위치를 차지하던 드라마 외주 제작 시스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JS픽처스, 김종학프로덕션, 포이보스 등 대표적 외주제작사들은 제작비 전액을 자체 조달하는 100% 사전 제작 드라마를 만들어 전체 판권을 프로덕션에서 갖고 방송사에는 방송권만 넘겨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방송사에서 제작비, 연출자, 스태프 등 인력, 카메라와 조명 같은 설비를 제공하고 저작권과 판권을 독점하다시피 해온 그간의 관행과는 정반대다.
제작사들은 현재 시스템에서는 '대박'을 만들더라도 방송사들의 '하청업자' 수준을 면키 어렵고 한류열풍으로 황금알이 되고 있는 해외시장에서도 불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방송사가 지급하는 편당 8천만~9천만원의 제작비로는 회당 1천500만원까지 치솟은 스타들의 출연료조차 감당키 힘들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SBS '장길산' 후속으로 11월 중순 방송 예정인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에서 가시화될 전망이다.
'러브스토리…'는 김래원과 김태희가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보스턴 등지에서 촬영되고 있다.
또 내년 1월 방송을 목표로 김종학 프로덕션과 포이보스, 두손엔터테인먼트 등이 공동제작하고 있는 '슬픈연가'와 광개토대왕의 일대기를 그릴 '태왕사신기' 역시 국내·외 판권은 제작사가 갖고 방송사에는 방송권만 줄 계획이다.
그러나 방송사는 제작사의 요구대로 판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방송사의 주요 콘텐츠인 드라마는 방송사들이 운영하는 케이블 채널과 '다시보기' 서비스 등 인터넷 콘텐츠와도 관련이 있어 국내 판권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것. 다만 협상카드로 제작비 상향지급, 해외판권의 경우 수익비율을 현재보다는 제작사에 유리하게 책정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 중이다.
MBC 박종 제작본부장은 "드라마는 방송사의 주요 콘텐츠다
그런데 판권을 제작사가 갖고 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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