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렁한 고무관이 단단한 화살촉이 된다?'
과학은 도저히 이뤄질 수 없을 것만 같은 여러가지 일들을 아이들 눈 앞에 펼쳐 놓는다.
액체와 액체를 섞어 고체를 만들고, 얼음으로 물을 데우고, 앞으로 굴린 바퀴가 다시 되돌아오게 하는 일들은 생각만큼 어려운 게 아니다.
지난달 27일 대구선원초교에서는 간단한 원리만 깨치면 누구나 쉽게 해볼 수 있는 다양한 과학실험들이 진행됐다.
◇교실 밖 과학교실
'과학큰잔치'가 열린 선원초교 운동장. 20여명의 아이와 학부모들이 건네받은 종이를 두툼한 마분지에 붙이느라 여념이 없었다.
최태경 교사의 지시에 따라 오리고 붙인 뒤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그 안에 'X모양'으로 고무줄을 이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작은 돌을 하나 묶었다.
그러자 장구모양의 바퀴가 완성되었다.
"평평한 바닥에 한번 굴려보세요."
아이와 학부모가 한 조가 되어 힘차게 바퀴를 둘렸다.
그러자 한참 앞으로 가던 바퀴가 다시 돌아왔다.
모두들 신기한듯 두서너 차례 계속하고 있었다.
최 교사는 "바퀴가 구르면 안에 있는 고무줄이 돌의 무게 때문에 꼬여 탄성 에너지를 갖게 됩니다.
그러다 꼬인 고무줄이 풀리면서 바퀴가 다시 굴린 방향으로 되돌아오는데, 이것은 탄성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변환하는 현상입니다.
"
운동장 곳곳에 설치된 20개의 부스에서는 다양한 실험이 계속 진행됐다.
드라이아이스의 성질을 이용한 고무로 창만들기, 비닐봉지로 열기구 띄우기, 달걀로 수소폭탄 만들기 등 각 부스에서는 흥미있는 제목만큼 신기한 과학원리가 소개되고 있었다.
이신동(6년)군은 "수업시간에 해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실험들을 직접 해 보니, 과학에 흥미가 생긴다"고 했다.
◇과학은 호기심
선원과학큰잔치는 올해로 두번째 열린 과학행사. 선원초교는 대구시 교육청의 과학교육 활성화 학교로 선정돼 다양한 '과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하나같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과학이 결코 지루한 과목이 아님을 깨닫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선원초교 건물 4층 복도에 마련된 '과학의 거리'에는 과학전람회 출품 작품을 비롯해 각종 대회에서 입상했던 발명품,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빼곡히 자리를 잡고 있다.
아이들은 복도를 지날 때마다 작은 화분에서 자라는 50여종의 식물을 보며 계절에 따른 생태학습을 한다.
'사용 여부를 알 수 있는 필름통', '자세가 나쁘면 소리가 나는 의자' 등의 발명품을 보며 창의성도 기를 수 있다.
옥상에는 교실 두 칸 크기의 '하늘 농장'을 마련해 아이들이 직접 씨를 뿌리고 벌레를 잡으며 식물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 교정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도 좋은 과학학습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에 열린 예쁜 나무 이름표 달기는 대표적 사례. 수종, 원산지 정도 뿐인 기존의 나무 이름표를 대신해 아이들이 직접 개성있는 나무 이름표를 만들어 달게 해 나무에 대한 관심은 물론 이름표만 봐도 그 나무의 크기, 서식환경, 꽃말 등을 자연스레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이태열 교감은 "과학이 실생활과 동떨어진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기 위해 학교 공간을 활용해 쉽게 과학 현상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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