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면수심 아버지' 500만원에 아들 팔아

"아무리 세상살이가 어렵다지만 50 0만원을 받고 친아들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 넘길 수 있나요" 4일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생활안전계 공일권 경장은 지난 9월 관내 아동복지시설에 새로 입소한 김모(8)군의 DNA 시료 채취를 위해 방문, 입소 경위를 조사하던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아동복지시설 입소시 반드시 필요한 출생기록이 없는데다 아버지와 함께 시설을찾아왔다는 아이의 입소 의뢰자가 어머니로 기재돼 있고 어머니와 아이의 주소마저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곧 공 경장은 아이를 맡긴 김모(48)씨를 추적, 신병을 확보한 뒤 조사를 벌이다기막힌 사연을 알아냈다.

김씨에게서 확보한 모자보건수첩이 위조된 것을 발견한 공 경장은 해당 지역 보건소에 의뢰, 김군의 친부가 신모(42)씨이고 김군이 이중 호적을 갖고 있는 사실을확인했다.

김군은 원래 김씨의 친아들이 아니었고 친아버지 신모(42)씨와 어머니 박모(40) 씨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지난 1995년 결혼한 신씨는 출산 병원비는 물론 아이를 낳은 뒤에도 탁아소 보육비, 방세까지 경마에 탕진할 정도로 경마에 중독돼 있었다.

부인 박씨는 그런 신씨를 떠났고 아이를 키우기 힘들었던 신씨는 이웃집 할머니에게 "500만원을 주고 아이를 데려갈 사람을 구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마흔이 넘도록 아이가 없던 김씨 부부는 신씨에게 500만원을 주고 아이를 데려가 키웠다.

하지만 김군을 수년간 잘 키웠던 김씨 부부도 사업이 부도나 채무자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고 결국 지난달 아이를 복지시설에 맡기게 된 것.

김군의 친부인 신씨는 지난 2일 대구에서 노숙자 차림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아동복지법(아동매매) 위반으로 3일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신씨는 "몇년을 후회하고 살았다"며 "지금도 아이를 맡아 키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경찰서를 나섰다.

경찰 조사결과 신씨는 아이를 넘기고 받은 500만원 중 일부를 밀린 탁아소 보육비로 내고 나머지는 경마에 써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공 경장은 "아이는 결국 친아버지와 양아버지 모두에게 버림받고 말았다"며 "지금 상황으로는 아이는 어느 누구에게도 맡길 수 없어 보호시설에서 계속 생활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양부 김씨에 대해서는 정상을 참작, 형사 입건하지 않기로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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