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의 경우 충치나 치주병 등 구강병 발생률은 일반인과 크게 차이가 없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조기 치료가 제대로 안돼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구강질환이 선천적 원인보다는 부적절한 식이 습관과 불량한 구강위생 때문에 발생하고 악화되므로 일차적인 예방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장애의 형태에 따른 구강관리법을 소개한다.
■정신지체
정신지체 장애인의 치과치료는 치과의사나 환자, 그리고 보호자 모두에게 어려운 과정이다.
어린이인 경우에는 일부 치과의원이나 대학병원 소아치과에서 진정요법을 받거나 전신마취를 한 뒤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다소 힘들지만 치과를 자주 방문해 치과 진료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신지체와 치아기형이 동반될 수는 있지만 이는 선천적으로 충치에 약하다기보다는 후천적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뇌성마비
대부분의 뇌성마비 장애의 경우 뇌손상 시기에 발육된 유치의 치질 이상으로 인해 충치가 쉽게 생기므로 초기부터 예방 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혀나 뺨, 입술 등의 근육 움직임이 둔화되어 입 안에 음식물이 오래 남아있을 수 있어서 충치가 잘 생긴다.
또 씹는 기능이 떨어져 부드러운 음식을 골라 먹다보면 구강 내 자정작용(침이나 음식물의 이동으로 치아가 깨끗하게 되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구강 질환의 발생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식사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섬유질이 섞인 음식을 씹어서 삼킬 수 있도록 하며, 식사 후에는 반드시 칫솔질을 한다.
칫솔질이 여의치 않다면 입 안에 음식물이 남아있지 않게 물로 깨끗이 헹군다.
일부 뇌성마비 장애인들은 경련이 동반되어서 장기적으로 항경련성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약물 가운데는 잇몸을 비정상적으로 자라게 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칫솔질은 물론이고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고 조기 치료를 해야 한다.
또 입으로 숨을 쉬거나 혀를 내미는 습관 등으로 인해 앞니가 벌어지거나 턱뼈가 튀어나오기도 하므로 조기에 습관을 교정해 주는 것이 좋다.
혼자서 칫솔질을 할 때 동작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칫솔의 손잡이 모양을 변형시키거나 전동칫솔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시각장애
일부 시각장애인들은 영구치의 법랑질(제일 바깥의 단단한 부분)이 약하든지 치아 개수가 부족하다.
이렇게 치아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충치나 치아손실을 줄이기 위한 예방적 처치와 수복치료가 필요하다.
또 선천적인 시각장애가 있는 경우보다 중도 실명의 경우에는 적응기간 동안 외상을 당하기 쉽기 때문에 치아가 다칠 위험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즉각적이고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시각장애인은 색다른 자극 특히 촉각과 맛에 민감하기 때문에 어린이의 경우 억지로 치약 사용을 권할 필요는 없다.
이 경우에는 치약을 사용하지 않고 칫솔만으로 닦아주어도 무방하다.
처음에는 손가락에 끼는 칫솔을 사용하도록 하며 칫솔질이 익숙해지면 맛과 향이 강하지 않은 치약을 사용한다.
■청각장애
청각장애 어린이는 스스로 자극을 주기 위해 이갈이 습관을 갖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치아가 과다하게 마모돼 턱관절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에 입 안에 끼는 장치를 사용해 치아를 보호하고 관절 이상을 예방해 줄 필요가 있다.
또 대화를 통한 적절한 입 운동이 이뤄지지 않아서 구강 내에 타액과 음식찌꺼기가 오래 남아 있을 수 있어 치석과 치주질환이 잘 생긴다.
따라서 식사 후 칫솔질은 물론이고 구강 양치액으로 입안을 헹구는 습관을 갖고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해야 한다.
청각과 시각장애가 동반된 중복장애 경우에는 칫솔질 적응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므로 보호자는 아주 이른 시기부터 적응 훈련을 시켜야 한다.
장애우 치과치료의 계획과 시술 방법은 환자의 전신상태, 사용 약물, 나이, 치과치료의 협조도와 신체적 한계에 따라 달라진다.
또 치과에 대한 불안과 공포로 인해 부정적인 행동을 하거나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는 근육의 움직임으로 인해 정상적인 치료가 힘들 경우에는 약물을 이용한 의식 진정법과 전신마취 등이 활용된다.
김교영기자
도움말:김영진·김현정 경북대병원 소아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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