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에 우리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비단 이런 시각뿐이겠는가. 발해나 고구려 역사를 왜곡하는 일이 비일비재지만 여전히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15일 베이징(北京) 한국국제학교에 어린이 2명을 포함한 탈북자 4명이 진입하자 그 이튿날 하루 동안 학교가 폐쇄됐다. 한국학교의 건물주인 중국 위룽(育榮)학교 측이 한국학교 쪽 입구를 봉쇄하고 학교 정문을 자물쇠로 잠가 초중고생 600여명이 수업은커녕 등교조차 할 수 없었다니 우리 외교력이 한심하기 그지 없다.
다행히 탈북자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져 하루 만에 정상을 찾기는 했지만 한국 학생들의 수업권은 여지없이 침해받았다. 오늘날 한국 외교의 서글픈 현실 같다.
중국 측의 오만과 방자는 갈수록 극치를 이루고 있다. 지난 5월 대만 총통 취임식에 참가하려던 국회의원에겐 '기억해 두겠다'며 협박조였고 지난주에는 '탈북 난민 강제 송환 저지 국제캠페인' 공동대표인 한나라당 황우여(黃祐呂) 의원에게는 '그렇게 행동하면 곤란하다'며 도저히 외교 관례상 있을 수 없는 말을 서슴없이 해댄다. 강대국으로 지칭된다 해서 지켜야 할 범절마저 무시한다면 어떻게 한국과 동등한 파트너 운운할 수 있는가.
우리 정부도 각성해야 한다. 우리는 '강소국' 또는 '강중국'은 몰라도 분명 '강대국'만은 아니다. 그러나 주권국가로서의 목소리만은 당당해야 한다. 미국에 대해서는 할 소리는 하는데 중국에 대해서는 왜 못하는가. 새 주미(駐美)대사에 검증도 안된 언론계 CEO출신을 내정하면서 빅 카드를 내 놓았다고 큰소리치는 정부가 지금쯤 중국에 대해서도 빅 카드 한 장쯤은 사용할 때도 되었다. 깜짝 놀랄 빅 카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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