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4자 회담 이모저모

여야 수뇌부는 21일 4자 회담을 갖고 대치정국의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절충을 시도했다.

회담장인 국회 귀빈식당은 시종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고, 이번 만남의 중요성을 보여주듯 기자들과 여야 원내대표단, 국회 사무처 직원 등이 몰려들어 북적였다.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과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이날 협상 테이블 앞에 서서 악수를 나눈 뒤 각을 세운 인사말을 주고 받았다.

이 의장은 박 대표에게 "4자 회담에 응해줘 고맙다.

야당도 여당의 입장을 일부분 감안해 달라"고 했고, 박 대표는 "여야가 깊이 있게 논의해 합의를 이끌었으면 좋겠다"면서도 "열린우리당은 다수당이자 여당이다.

4대 입법이 민생과 관련된 시급한 법안이 아니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이 의장은 ""국민의 입장에 서서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공개된 자리에서 모두 말하면 본론에서 할 얘기가 없다.

비공개로 하자"고 했고, 박 대표는 "(4대 법은) 워낙 중차대한 문제여서 국민들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므로 공개토론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응수했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 양측 대표단은 과거사기본법이나 사립학교법 개정안, 언론관계법 중 1,2개를 택해 연내 처리하되 국가보안법 폐지안 연내 처리를 하지 않는 이른바 '1+3' 또는 '2+2'안을 두고 논란을 벌였다.

○…4자 회담에 앞서 양당 수뇌부들은 이번 협상에 거는 나름의 기대감과 걱정을 토로했다.

열린우리당 이 의장은 이날 기획자문위원회의에서 "유구무언"이라며 말을 아꼈고 천 대표는 "사실 시간이 없다.

의례적인 감정적인 공방이라든가, 신경전 없이 바로 본론에 들어가 허심탄회하게 타협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임채정(林采正) 기획위원장은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적 원칙을 지키되 안되면 표결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메커니즘도 존중돼야 한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나라당 김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4자 회담이 형식적인 면에서 마뜩지 않지만 이번 회담을 계기로 국회 정상화는 물론이고, 국정의 우선순위를 바로잡는 여당이 되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김형오(金炯旿) 사무총장은 "여당은 협상을 하자면서도 농성이나 하고 시한도 24시간밖에 주지 않는 등 이상한 모양새를 취했다"며 "우리당은 지난 4·15총선 이후 단 한차례도 포용과 상생의 정치를 위해 노력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회담을 앞두고 양당은 당내 강경파 의원들을 의식해 "당 대표가 의총을 통해 전권을 받아서 나오라"고 서로 촉구, 눈길을 끌었다.

여야가 논란 끝에 합의안에 서명하고도 당내 강경파에 휘둘려 번복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정배 대표는 "당 대표가 의총을 통해 전권을 받아서 나오라. 협상 뒤 다시 의총에 돌아가서 추인받는 일은 없도록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가보안법 폐지안 연내 처리를 주장하는 열린우리당 강경파 의원 30여 명은 20일 국회 본관 146호실에서 '240시간 연속 의원총회'라는 명칭으로 당 지도부를 압박하는 농성을 벌였다.

우원식·유승희·정청래 의원 등은 "국보법 폐지법안은 이제 국회가 입법권을 제대로 갖고 있느냐의 상징 법안"이라며 "탄핵으로 시작된 2004년을 국보법 폐지로 마무리짓는 것은 역사가 우리에게 준 엄중한 의무이자 권한"이라고 주장했다.

김태완·박상전기자사진: 2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여야 당대표 원내대표 4자회담에서 참석자들이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국회정상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 이부영 당의장,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김덕룡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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