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원내 사령탑으로 24일 선출된 정세균(丁世均)-원혜영(元惠榮) 체제는 청와대의 '실용주의' 노선과 맥이 닿아 있다.
정 신임 원내대표는 임채정(林采正) 의장, 청와대 김우식(金雨植) 비서실장과 '트리오'를 이룰만한 중도성향의 인물로 향후 대야(對野) 기조에 훈풍을 몰아올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실용주의 부상=경제통(국회 예결위원장)으로 알려진 정 대표는 범 당권파 내지 중도파로 불린다.
당 지도부가 원내대표로 일찌감치 낙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때문에 '밀실정치' 의혹이 불거졌지만 계파에 따라 얽히고설킨 개혁입법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념노선을 희석시키는 대신 실용주의 색채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당·정·청간 팀플레이가 활기를 띨 것이란 관측도 가능하다.
정 대표도 당·정·청의 혼연일체를 강조, 24일의 정견발표에서 "정책적인 면에서 불협화음이 나오면 안 된다"며 "사전에 (당·정·청이) 조율해서 한목소리가 나와야 여권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정책실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 대표와 함께 정책위 의장에 선임된 원 의원도 강경파하고는 거리가 멀다.
행정(민선 2, 3기 부천시장)을 경험했고 실무경제(풀무원 창업자)에도 능해 당내에서 '대화가 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협상 파트너인 한나라당도 정 대표를 내심 반기는 눈치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무난하고 합리적인 분으로 2월 임시국회에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정 의원을 평가했다.
◇'108 번뇌'와의 관계=개혁입법과 관련, 우리당 내 초선의원 108명과의 관계설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들이 지난 임시국회에서 '240시간 의원총회 농성단'을 사실상 주도하며 강경노선 쪽으로 당내 기류를 몰았다는 점에서 정-원 체제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앞서 원내대표 선출과정에서도 당 중진들이 정 의원을 후임자로 결정했다는 소문이 돌자 일부 재야파와 개혁당파 초선의원들이 "일부 실세들에 의한 '밀실 정치'"라고 성토했었다.
강경파 초선들은 벌써 국가보안법 개폐를 놓고 정 원내대표와의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개혁입법 처리가 지지부진할 경우 엄청난 후폭풍도 예상된다.
당장 내달 임시국회가 정-원 체제를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공산이 크다.
한 재야파 초선 의원은 "정-원 체제가 실용주의에 치우쳐 당 운영에 일관성을 잃거나 이념적 방향이 오락가락하게 되면 반발수위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사진: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정세균 원내대표 후보자(앞줄 오른쪽)와 원혜영 정책위의장 후보자가 당의장의 인사말에 박수를 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