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석-야구도시 걸맞은 인프라를...

'15대2'

스포츠 경기 결과가 아니다.

대구에 있는 공인 경기장 규모의 축구장과 야구장 개수다.

전통의 야구도시를 자처하는 대구지만 공식 경기를 할 수 있는 야구장은 시민운동장 내 야구장이 유일하다.

두류야구장이 있지만 펜스가 없는 등 시설상의 문제로 야구를 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이에 비해 축구장은 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강변축구장 6곳, 수성구민운동장 등 15곳에 이른다.

정부는 2002년 월드컵 당시 경기가 열리는 도시의 경우 경기장과 함께 연습구장 7곳 이상을 만들도록 하는 등 축구장 건설을 위해 정책적인 지원을 했다.

정부의 지원으로 축구는 활황세인 반면 야구는 예전 그대로의 열악한 환경인 셈이다.

현재 대구는 초교 7팀, 중학 4팀, 고교 3팀, 대학 1팀 등 15팀의 학교 야구부가 있고 300여팀의 사회인야구팀에다 프로구단 삼성 라이온즈의 연고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마음놓고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초교의 시합은 프로 야구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시민운동장 보조구장에서 하고 있는 형편이다.

생활 체육 활성화 차원에서 각 구청이 주도해 만든 공간도 축구장이 대부분이다.

북구청은 지난 2003년 이후 금호강 둔치를 따라 8곳의 축구장을 만들었고 동구청도 동촌 유원지 인근 3곳에 걸쳐 축구장을 만들었다.

반면 야구장은 삼성이 건설중인 리틀전용야구장과 사회인야구장 한 곳이 전부이다.

이 때문에 사회인야구팀은 야구부가 있는 중, 고, 대학에 상당한 액수의 돈을 지불하고 경기를 열고 있는 등 야구장의 절대적인 부족은 야구인구 저변확대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야구장이 왜 축구장에 비해 푸대접을 받을까?

관련 공무원들은 "축구장 건설이 야구장에 비해 비용도 훨씬 적게 들고 관리도 편리하다"라며 야구장의 경우 펜스와 베이스, 투수 마운드 등을 설치하면 다른 운동을 하기에 적당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에 대해 야구인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크다.

한 야구인은 "야구 인프라를 살펴보면 대구가 야구도시라는 명성이 무색하다"라며 "시에 아무리 요청해도 소용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대구가 과거 야구 도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제 대구시가 노력할 차례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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