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달집 태우기가 시골은 물론 도시 지역에서도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의 이웃 간 유대강화나 공동체의식을 다지는 세시풍습으로 자리잡고 있다.
23일은 을유년 정월대보름. 대구·경북지역의 각 문화단체나 주민자치회들이 올해 첫 보름날 마을 언덕이나 강 둔치 곳곳에서 달집태우기와 함께 다양한 민속놀이 한마당을 펼친다.
달집태우기는 정월 대보름날 밤 달이 떠오를 때 나무나 짚으로 만든 달집에 불을 지르며 노는 민속놀이. 40대 이상 장년층이라면 어린 시절 고향에서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달맞이, 쥐불놀이, 횃불싸움 등과 함께 보름날 시행됐던 오랜 민속문화축제였다.
달집의 형태는 지방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일반적으로 막대기 3개를 알맞은 간격으로 세워 그 꼭대기가 한 점에 모이도록 묶은 뒤, 한 면만 터놓고 다른 면은 이엉으로 감싼다.
터놓은 쪽은 달이 떠오르는 동쪽을 향하게 하고 그 가운데에 새끼줄로 달 모양을 만들어 맨다.
불이 붙은 후 오래 타도록 솔가지를 달집 속에 채우거나 물로 적시기도 했다.
달이 떠오르는 것을 맨 처음 보는 사람이 달집에 불을 댕기고 불꽃이 피어오르면 신나게 풍물을 울리며 한바탕 뛰놀았다.
달집이 타오르는 형상이나 다 탄 달집이 넘어지는 방향에 따라 한해 마을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했다.
대구·경북지역 최고의 달집태우기는 청도천 둔치에서 열리는 '청도 대보름 달맞이 민속문화축제'. 달집짓기전승보존회가 제작한 청도의 달집은 높이가 자그마치 15m, 폭이 12m에 달한다.
집집마다 모은 솔가지 55트럭분과 볏짚 2만2천600단, 새끼 30타래, 나무기둥 60개로 만든 전국 최대 규모의 웅장한 달집이다.
23일 청도천에는 2만여 명의 주민과 관광객들이 운집한 가운데 낮부터 민속농악경연대회와 풍년기원고사제에 이어 도주줄다리기의 장관이 연출되며, 달이 떠오를 무렵 웅장한 달집을 태우며 대보름 밤을 붉게 물들인다.
이외에도 △경주 양동마을 보름맞이 축제(양동마을) △경주시 통일기원 정월 대보름 축제(서천둔치) △김천시 정월 대보름 달맞이 행사(감천 모래밭) △안동시 정월 대보름 달맞이 행사(낙동강둔치) △구미 금오대제(금오산 동락공원) △영천시 정월 대보름 축제(보현산 청소년야영장) △청송군 정월 대보름맞이 한마음대축제(안덕 명당천변) 등에서도 달집태우기가 벌어진다.
대구 곳곳에서도 달집태우기와 함께 다채로운 민속행사가 마련된다.
달성 다사농악보존회는 23일 오후 5시 달성군 다사읍 세천리 금호강 둔치에서 금호강 달불놀이-제6회 정월 대보름굿을 벌인다.
이날 행사에서는 다사농악과 고성오광대 탈놀이에 이어 쥐불놀이, 널뛰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펼치며 시민축제마당을 연출한다
대구시 북구 무태청년회도 오후 4시 동변교~잠수교 동화천변에서 정월 대보름 맞이 달집 태우기 행사를 연다.
이날 행사는 무태·조야지역 아파트 입주민들의 화합과 번영을 위해 마련됐으며, 풍물놀이와 쥐불놀이도 열린다.
고산농악보존회도 월드컵 경기장 앞 대구~부산 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대구 경제살리기 기원 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를 연다.
고산농악과 어린이 민속놀이(연날리기·재기차기) 경연대회, 성인널뛰기, 쥐불놀이 등에 이어 오후 6시경 대구 경제살리기 기원제와 함께 달집에 불을 붙인다.
이 밖에도 국제로타리 3700지구 대구강북로타리클럽이 팔거천변(대동교~동천교)에서, 달성문화원이 현풍천변에서 달집태우기를 하며, 구지면과 유가면에서도 달집놀이가 열려 한해의 풍요를 기원한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인터뷰] 주호영 국회부의장 "절박감·전투력 없는 국힘, 민주당에 못 당해"
장동혁 "계엄 유발한 정청래, 내란교사범·내란주범"
국힘 당권주자들, 후보 등록 후 '찬탄'도 '반탄'도 나란히 TK로
[매일희평] 책임지지 않는 무한 리더십
기업 옥죄는 '노란봉투법·상법·세제'…벼랑 끝에 내몰린 기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