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봄날 기다리던 지역경제에 다시 동장군

"수출 할수록 적자 봅니다"

"환율이 급락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올해 수출금액이 10분의1 규모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원화가 강세를 계속하니 수출가격이 결국 올라가고, 이러니 우리 물건 누가 사겠습니까? 바이어가 다 중국으로 떠나고 있습니다.

" (서유럽 수출업체 ㄱ사)

"1천200원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완전히 적자 수출입니다.

대책도 없습니다.

" (동남아 수출업체 ㄴ사)

"1천100원은 되어야 하는데 올해는 완전히 원가 수출입니다.

주문은 받아뒀으니 원가로 물건이 나갑니다.

" (동유럽 수출업체 ㄷ사)

대구상공회의소가 환율 급락과 관련, 23일 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긴급 실태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쏟아진 기업들의 하소연이다.

그러나 상의는 환율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연말엔 930원까지 떨어진다는 전망도 나와있다고 밝혔다.

봄날을 기다리는 지역 경제에 다시 동장군이 쳐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순익 6.5% 감소= 상의는 수출기업들이 환율 급락으로 인해 최악의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가격이 상승, 결국 수출경쟁력이 약화했고 수출이 감소해 빈지갑 신세가 되고 있다는 것.

대구지역의 경우 적정환율이 1천173원 정도로 23일 오후(1천3원)를 기준으로 할 때 적정환율보다 170원이나 낮은 수준이어서 역내 전체 수출기업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6.8%, 6.5% 줄어들 것으로 상의는 추정했다.

특히 수출비중이 높은 섬유제품, 안경테, 기계류, 철강 및 금속제품, 트랙터 및 자동차부품 등 지역 모든 주력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대기업들이 값싼 해외부품을 선호하게돼 역내 중소기업들은 더욱 타격을 받게됐고, 장기화하면 고용이 감소해 실업률이 올라갈 것으로 우려했다.

◇연중 985원 전망= 상의는 외환전문가 의견을 인용, 원화가치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 국내주식 순매수, 무역수지 흑자 등 외화 수급측면에서 달러 공급요인이 절대 우위를 보이기 때문이라는 분석. 또 정부가 환율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환율 급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의에 따르면 굿모닝신한증권이 올 평균환율을 985.4원으로 예측했고 연말 환율은 930원으로까지 내려갈 전망이라는 것. 대신경제연구소는 950원에서 1천50원 사이, 국내외 외환전문가로 구성된 한경포렉스회는 3개월 후 980원, 연말 1천20원 정도로 예상한다고 상의는 전했다.

◇환변동보험 활용= 상의는 기업들이 수출계약은 앞당기고, 수입계약은 늦추는 방식(leads & lags)을 적극 활용해야 하며 환변동보험, 선물환거래, 맞춤형 환율통지서비스 등도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유로화, 엔화 등으로의 결제비율을 늘리고 환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인력확보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달러화 외의 결제통화를 확보할 수 있는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달러자산 보유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상의는 무엇보다 환율 불안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으므로 각종 경비절감 등 생산성 향상 노력이 최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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