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홧김에 이혼' 막는다..숙려기간제 도입

서울가정법원, 내달 2일부터 이혼상담制 시범실시

법원에 협의이혼을 신청한 부부는 일정기간 이혼에 대해 다시 생각한 뒤 이혼확인을 받도록 하는 '숙려기간제도'가 도입된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가 협의이혼하려면 반드시 법원이 정한 상담위원과 상담을 거치도록 하는 방안도 도입된다.

서울가정법원 산하 가사소년제도 개혁위원회(위원장 한명숙)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협의이혼제도 개선방안을 확정의결했다고 밝혔다.

의결안에 따르면 법원에 협의이혼을 신청한 부부는 지금까지 신청일 당일 오후 또는 다음날 오전에 이혼확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과 달리 법원이 정한 숙려(熟慮) 기간이 지나야 이혼확인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부부가 이혼합의서를 작성해 판사에게 제출하기만 하면 곧바로 이혼할 수 있는 현행 협의이혼제도가 회복가능성이 남아있는 가정도 쉽게 이혼으로 유도한다는 지적에 따른 개선책이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는 의무적으로 법원 상담위원과 상담을 통해 이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이혼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이혼 후 친권·양육권·면접교섭 문제 등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법원은 미성년 자녀가 없는 부부의 협의이혼이나 재판상 이혼의 경우라도 필요할 경우에는 상담을 거치도록 권고할 수 있다.

다만, 이혼이 늦어지면 심각한 피해나 고통이 생길 우려가 있거나 이미 법원 지정 상담기관의 상담을 거친 부부는 숙려기간이나 상담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서울가정법원은 이 같은 의결안이 법제화되기 이전부터라도 의결취지를 실무에 반영하기 위해 내달 2일부터 협의이혼의 숙려 및 상담제를 시범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원은 협의이혼을 신청한 부부에 대해 가정폭력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주일의 숙려기간이 지나야 이혼확인을 해주기로 했다.

성직자·교수·전문상담원·정신과의사 등 상담전문가 100여 명으로 구성된 서울가정법원 상담위원이 매일 2명씩 법원에서 무보수로 이혼상담을 하게 되며 결혼 1년 이내, 또는 15세 이하 자녀가 있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상담을 거쳐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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