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핵심은 글쓰기이고, 글쓰기의 핵심은 창의적인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입에 올리고 있는 '인문학의 위기'도 글쓰기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인문학의 위기가 글쓰기와 무관하지 않다면, 인문학의 위기는 곧 인문학자의 위기이다.
그러나 그간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의 위기를 사회적 변화와 국가의 무관심에서 찾았다. 어떤 분야의 위기든 원인은 다양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외부보다 내부에 있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왜냐하면 위기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한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3년 전 인문학의 위기가 인문학자의 위기라는 사실을 세상에 외친 적 있다. 인문학의 위기는 인문학의 탄생 이후 한 번도 없었다. 단지 그 위기는 인문학자의 위기일 뿐이다. 인문학의 위기를 외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문학을 단순히 문학, 사학, 철학 등 소위 문사철로 파악한다.
그러나 인문학은 단순히 문사철이 아니라 인간의 모든 사유와 표현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학문이 인문학의 대상이다. 그래서 글쓰기가 중요한 것이다.
나는 독자를 낯설게 하는 자를 아주 좋은 작가로 생각한다. 창의적인 사람만이 독자를 낯설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한국의 인문학자 중 독자를 낯설게 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인문학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고, 소위 '밥'을 만들 수 없다. 어떤 분야든 '밥'을 만들 수 없으면 생존할 가치가 없다. 인문학도 밥을 만들 때 생존할 수 있다. 그러나 인문학자와 학생 모두 밥을 만들지 못한다.
특히 인문학자가 밥을 만들 수 없으니 학생도 밥을 만들기 어렵다. 나는 글쓰기가 인문학에 종사하는 학생들이 취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아니지만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 믿는다. 위기는 위기(危己), 즉 자기를 바로잡는 일부터 시작해야만 한다.
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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