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내음에 밀려오는 3월, 브라운관은 벌써 뜨겁게 달아오를 태세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새 드라마들이 대거 안방극장으로 몰려들기 때문. 특히 올봄에는 겨울의 무게를 벗어 던진 유쾌하고 발랄한 청춘·코믹물들이 주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또 그동안 시청률 부진에 허덕였던 MBC가 3편의 드라마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시선 붙잡기에 나선 점도 눈길을 끈다.
◇소설과 만화의 상상력을 브라운관으로='쾌걸춘향' 후속으로 7일 전파를 타는 KBS 2TV '열여덟 스물아홉'은 기존 드라마의 단골 메뉴인 '기억상실'을 색다르게 풀어낸 드라마다.
지수현의 인터넷 소설 '당신과 나의 4321일'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사고를 당한 충격으로 기억력이 열여덟살의 패기 넘치는 여고생으로 돌아간 아내와 그녀의 남편이 겪는 좌충우돌 사랑이야기를 담아낸다.
KBS '오! 필승 봉순영'에서 노유정 역으로 '왕의 여자'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박선영과 SBS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에서 악역을 맡았던 류수영이 호흡을 맞춘다
21일 첫 방송되는 SBS '불량주부일기'는 무료일간지에 연재 중인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 실직과 함께 '전업주부'로 변신한 남편의 고뇌와 남편을 대신해 취업전선에 뛰어든 괄괄한 아내의 이야기를 코믹하고 따뜻하게 그려낸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작가 강은정과 영화 '마들렌'의 작가 설준석이 공동 집필했다.
갑자기 실직한 후 살림을 도맡게 된 남편을 손창민이 연기하고 억척스런 아내 역은 신애라가 맡아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친다.
제작진은 "기존의 드라마들이 경제 불황 속에서 심각하거나 괴로운 현실을 반영했다면 '불량주부일기'는 통쾌한 웃음과 감동으로 희망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젊은 시선을 붙잡는다=MBC '원더풀 라이프'와 '신입사원'은 젊은이들의 사랑과 결혼, 일과 열정을 주된 소재로 삼은 드라마다.
'영웅시대' 후속으로 7일 안방을 찾는 '원더풀 라이프'는 우연히 싱가포르에서 만나 하룻밤을 보낸 대학 2년생 남녀가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결혼한 뒤 성숙해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특히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다섯살 난 딸이 백혈병으로 일찍 세상을 뜨게 되면서 경쾌했던 드라마는 다른 색을 띠게 된다.
돈키호테와 피터팬을 합쳐놓은 듯한 한승완 역은 김재원이, 여행중 우연히 만난 남자와 결혼한 신세대 주부 정세진 역은 유진이 맡았다.
23일부터 '슬픈연가'를 대신할 '신입사원'은 전산착오로 대기업에 수석 입사한 신입사원의 일과 사랑, 열정을 밝은 톤으로 담은 드라마. 드라마 '불새' 이후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오는 에릭이 대기업에 입사한 백수건달 강호 역을 맡아 코믹연기에 도전한다.
여기에 연정훈과의 결혼 발표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한가인과 KBS '두번째 프러포즈'의 오지호가 삼각구도를 형성할 예정이다.
◇스케일로 승부한다=코믹 드라마들의 홍수 속에 무게감을 더하는 드라마도 있다.
19일 동시에 전파를 타는 SBS '그린로즈'와 MBC '제 5공화국'은 장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그린로즈'는 중국과 한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복수와 사랑 이야기. 사랑하는 연인(이다해)의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으로 몰려 한순간 운명이 뒤바뀐 주인공이 도망자가 돼 중국 등지를 떠돌다가 우여곡절 끝에 신분이 상승한 후 자신의 인생을 파멸시킨 자들에게 복수를 하는 과정을 담았다.
드라마에서 주로 선한 역을 맡았던 고수가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거는 정현 역으로 변신해 탈주범, 노숙자, 기업가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소화하게 된다.
'제5공화국'은 10·26 사태 이후 정권을 잡은 전두환 전 대통령 시기의 정치사를 본격적으로 다룬 드라마. 10·26 사태부터 6공화국의 출범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민감한 현대사를 다루기 때문에 방송 전부터 외압설에 시달리고 있다.
이덕화(전두환 전 대통령 역), 서인석(노태우 전 대통령), 이정길(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임동진(김대중 전 대통령), 김용건(김영삼 전 대통령), 양미경(육영수 여사) 등이 출연한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사진: MBC '신입사원'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검찰, '尹 부부 사저' 아크로비스타 압수수색…'건진법사' 의혹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