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도발의 진원지인 시마네현은 일본에서 경제력이 떨어지는 지역 중 하나다. 반면 어업의 비중은 일본에서 가장 높다. 이곳 어민들에게 독도는 탐나는 황금어장이다. 일제 강점기까지만 해도 이곳 어민들은 제집 드나들듯 독도 인근에서 고기를 잡아갔다.
그러나 해방 이후 독도 가는 길이 막히면서 시마네현 어민들의 불만도 높아졌다. 시마네현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어민 단체들이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선거 때면 이들의 응집력은 대단하다고 한다. '다케시마의 날'은 이곳 어민들의 표를 의식한 시마네현 정치인들의 쇼맨십이었다.
문제는 일본의 독도 도발이 시마네현 어민들의 독도 어장에 대한 욕심을 대리 만족시키는 것 말고도 일본 극우세력들이 입지를 높이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마네현의 주도이자 인구 14만 명의 작은 도시 마쓰에는 16일 전후로 일본 극우세력의 집결지가 됐다. 이들이 60여 대의 차량을 타고 마쓰에시로 몰려든 것을 두고 현지에서도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독도 왜란 이후 일본에서는 보수'우익 집단들의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 일본의 보수'우익집단들이 자위대의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방향으로 헌법을 개정하려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일본 보수'우익 집단들의 야심에는 군국주의'군사대국에 대한 그리움이 스며들어 있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의 반일 행사 가운데 격한 장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과격한 시위와 일장기 소각 등을 반복적으로 내보내는 반면, 일본의 반응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전향적으로 대응하자'는 정치인들의 외교적 수사 위주로 보도하고 있었다.
지난 16일 일본 언론들은 시마네현 의회에서 혈서를 쓰려다 저지된 최재익 독도향우회장의 모습을 집중 부각시킨 반면 당시 광기어린 선전전을 벌이던 극우단체들의 차량 시위는 애써 무시했다. 독도 문제에 관한 한 지나친 감정적 대응은 무대응 못지 않게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일본 보수'우익세력의 술수에 휘말리지 않는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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