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방한으로 양국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또 한 번 북핵 문제를 6자회담에서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그러면서 라이스 장관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고 북한은 '주권 국가'라며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미'북 양자 회담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을 빗대 '폭정의 전초기지'라는 용어까지 동원해 가며 가차 없이 몰아붙이던 종전의 태도와는 사뭇 다른 어조가 오히려 새삼스럽다.
우리 정부가 은근히 고대하던 '북한에 줄 선물'에 대해서도 한마디 없었다. 회담 재개 전에는 어림없다는 지금까지의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그 때문에 일부의 주장대로 부시 행정부의 최후 통첩을 하러 온 게 아니냐는 추측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 정부로서는 한국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을 본의 아니게 살핀 꼴이다.
달리 말하면 일본과 함께 '선 핵 포기' 입장 메시지만 강하게 흘려놓고 중국으로 훌쩍 떠난 것이다. 방한 전에 먼저 일본에 들러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고 밝힌 라이스 장관이다. 한창 독도 문제로 한'일간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시점에서도 그는 다음 방문국이 한국임을 뻔히 알면서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역사 인식에 문제가 있어 부정적 견해를 밝혔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것이 현실적인 오늘의 한'미 관계다. 북한이 리비아에 6불화 우라늄을 팔았다고 거짓 정보를 흘렸다는 보도도 있다. 주한 미군을 동북아 지역 분쟁에 투입할 수 없다고 해도 미국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게 주변국들의 견해다. 북한은 여전히 벼랑끝 외교로 버티고 오는 6월이면 6자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지 1년이다. 더 차지고 당찬 정부의 외교력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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