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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대통령의'안정'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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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발표한 '최근 한'일 관계에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은 솔직히 공감과 우려가 뒤섞여 혼란스럽다. 국가 원수로서 나라를 위해 얼마나 노심초사했으면 일본의 독도 도발과 역사 교과서 왜곡 등에 대해 "패권주의를 관철하려는 의도를 더 이상 두고 보지 않고 반드시 뿌리 뽑겠다"며 "일본과 외교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용어를 사용했겠는가.

반일 감정이 팽배한 지금 이 말은 국민으로부터 적지 않은 지지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마저 "지금은 냉정을 되찾을 때"라며 국민을 다독거리고 있다. 이런 시기에 대통령이 국민에게 주는 글은 국민이 읽어 안정을 바탕으로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글이 합당하다. 이번 글은 그렇지 못한 점에서 우려가 된다. 기라성 같은 장관들과 정책이나 안보, 외교 참모진은 느닷없는 '대통령의 글'로 국민이 겪을 혼란을 전혀 예측도 못했는가.

한반도를 둘러싼 현실 기류는 결코 만만치가 않다. 대통령은 일본만 상대해서도 안 되고 북한만 상대해서도 안 된다. 그만큼 대통령의 균형 잡힌 세계관은 국가 안위와 직결된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바로 국가 안보의 근간이다. 그에 따라 정책의 뼈대가 형성된다. 이번 글로 도대체 실무 라인에서는 또 어떤 뼈대를 작성해야 할지 고민될 게 뻔하다.

벌써부터 "감정적인 표현이 많은 게 북한과 똑 같다"는 일본 측의 비아냥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를 의식해서가 아니다. '할 말 하는 것'도 국민에게 어느 일면 '안정'을 줄 수 있지만, 사태를 지켜보며 진중한 '대통령의 침묵'은 국민을 더 '안정'시키는 방법이다. 무언(無言) 중에도 대통령은 늘 국민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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