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대통령 "對日 감정 대응 자제할 것"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1일 오전(한국시간 11일 오후) 한일관계 악화와 관련, "최근 불미스런 일이 좀 있었지만 한국은감정적 대응을 하지 않고 냉정하게 계속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베를린 대통령궁에서 호르스트 쾰러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그간 (한국은) 과거를 묻지 않고 미래지향적으로 한일관계를 잘 정립해 나가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조기숙(趙己淑) 청와대홍보수석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쾰러 대통령이 지난주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이 한국과 중국 등이웃나라와 대화하는게 필요하다"는 조언을 했다고 설명하자 "그 말씀만으로도 일본에게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한다"며 사의를 표시했다.

특히 남북관계와 관련, 노 대통령은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어서 일반적 원칙이 적용되기 어렵고 한국 정부가 많이 양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우리국민이 이런 정부의 태도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 것은 단기적으로 정부의 이런 태도가 비합리적으로 보일지라도 장기적으론 남북한 국민들 사이에 신뢰를 형성하는데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남북관계가 무리하게 진행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겠지만장기적으로는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해나가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이 남북관계를 잘 풀어낼 만한 역량이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쾰러 대통령은 "한국이 통일될 수 있다는 희망과 비전을 갖고 항상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노 대통령의 대일 문제 언급에 상당한 호감을 갖고경청했다고 조 수석은 전했다. 앞서 양국 정상은 한반도의 안정이 동북아는 물론 세계 평화에도 긴요하다는데인식을 같이하고 독일 통일후 통합 및 유럽통합 과정에서의 독일의 경험을 공유해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또 양국이 전쟁과 분단이라는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특별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왔음을 평가하고 수교 122주년을 맞은 양국관계를 21세기의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특히 쾰러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과 한국의 평화번영정책에 대한 독일 정부의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한편 노 대통령 내외는 정상회담 직후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의 안내를 받아 동서독 분단과 통일의 상징물인 브란덴부르크문을 시찰했다. 노 대통령은 브란덴부르크문 서쪽으로 출발해 동쪽으로 걸어서 문을 통과했으나독일 통일 문제와 한반도 통일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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