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을 입으면 군인, 사복을 입으면 학생입니다.
"
대학캠퍼스마다 단복을 입고 무리지어 씩씩하게 캠퍼스를 누비는 학생들. 멀리서 선배 단원이 보이면 군기가 바짝 든 표정으로 거수경례를 붙인다.
대학생이면서도, 때로는 예비장교로 '이중신분'인 학군단(ROTC) 단원.
선배단원을 보면 큰 소리로 '충성'을 외치며 경례를 하는 모습이 캠퍼스에서는 다소 어색했고 일부 학생들에게는 거부감까지 주었다.
그러나 이제는 옛말. 거수경례는 하지만 충성구호는 붙이지 않는다
구호를 하더라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작은 소리로 붙인다.
사회가 변하면서 학군단의 문화도 크게 달리지고 있다.
상징적으로 학군단에 있었던 무기고가 없어졌다.
비상시에 대비한 무기고의 존재는 학군단원들의 뇌리에 '군인'의 자세를 강조하는 무언의 압박이자 무게로 다가온다.
그래도 예비장교로서 일반 대학생과는 다른 절도된 생활 수칙을 지켜야 한다.
△보행시 흡연은 금물이고 △외부인들이 보는 앞에서 연인과의 '스킨십'을 해도 안되며 △절도 있는 걸음걸이와 땅을 보고 걸어서도 안된다.
장교로서의 품위와 기백을 가슴에 안고 비굴하거나 힘없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사적으로 집단모임을 갖거나 얼차려 등도 금지돼 있다.
가끔 학군사관 후보생 규정을 지키지 않아 퇴출되는 단원들도 있다.
무단결석 등 생활수칙마다 점수가 매겨져 있고 벌점이 일정수준을 넘을 경우 인사위원회를 열어 퇴출시킨다.
경북대 학군단 이창섭 훈육관은 "군대문화도 사회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다.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방해가 되지 않게 학군단 규율과 군대규율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군단원들은 겨울과 여름방학때 기초군사훈련 및 입영훈련을 받는다.
이때는 법적으로도 군인신분이다.
훈련중 부상을 입으면 공상(公傷)으로 처리된다.
학기 중에는 군사학 이론 수업만 하고 시대변화에 맞춰 봉사활동을 하거나 전적지 견학, 초빙수업 등으로 국한된다.
단원들의 지원동기도 많이 달라졌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군인의 길을 가기 위해, 아니면 취업에 우대를 받는 조건 때문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지원동기에서도 단원들의 개성이 반영되고 있다.
'CEO가 되고 싶은데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 '학군단 출신 은사들이 멋있게 생활하는데 감명받아서', '부모님의 권유 등' 또는 '멋진 제복에 반해서 지원'했다는 단원들이 많았다.
계명대 학군단 정진해(23·관광경영학과 3학년)씨는 "유능한 리더가 되려면 리더십을 키워야 하는데 장교생활을 통해 리더십을 키우고 싶고 학군단이 된지 한달밖에 안됐지만 꿈을 실현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경북대 학군단 김상원(22·기계공학부 3학년)씨는 "성격이 내성적인데 강인한 정신과 리더십을 키울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고 했다.
그러나 단원들은 대학생활과 예비장교로 두길을 가야하는데 대한 고민도 있다.
한 단원은 "이왕 선택한 길인만큼 최선을 다하겠지만 대학생활의 낭만과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데 갖히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am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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