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마을운동, 동티모르서 다시 꽃핀다

"현재 동티모르의 상황이 식민지배, 내전을 겪은 과거 한국의 모습과 매우 흡사합니다. 이 때문에 동티모르 국민들에게는 새마을운동 같은 정신운동이 국가를 부흥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 믿습니다."

지난 12일부터 5일동안 오랜 내전으로 폐허와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는 동티모르 국민들에게 새마을운동을 전수한 구미시새마을운동국제화사업단 신재학(58·사진) 단장.

이번에 신 회장이 이끄는 새마을운동국제화사업단은 지난 14일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서 3시간 정도 거리인 바우카우시의 새마을부녀회 아동센터 기공식에 참가해 행정책임자인 루이스 아파리씨오(52)와 건립기금 2만 달러 지원 협약서를 체결했다.

또 15일에는 빈곤퇴치 기구인 알롤라 재단을 방문, 총재인 대통령부인 커스티 구스마오 여사를 비롯한 관계자들과 만나 한국과 동티모르 사이의 경제협력, 민간인 친선교류, 청소년 문화분야 등에서도 교류를 넓혀나가기로 했다.

특히 신경외과 전문의인 신 단장은 바우카우시 병원을 찾은 자리에서 "동티모르의 열악한 의료환경 때문에 쉽게 살릴 수 있는 환자들이 목숨을 잃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병원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즉석에서 중증인 하반신 마비 환자 2명을 한국으로 데려와 치료해주기로 약속했다.

신 단장은 이들 환자가 한국으로 들어오는데 필요한 항공비, 체제비, 의료비 등 수천만원을 개인부담으로 떠 맡게 된다. 또 새마을운동국제화사업단은 구미시내 읍면동 새마을지회를 통해 입지 않는 옷 모으기운동을 벌여 올 하반기쯤컨테이너 1대 분량의 헌옷 등 생활용품을 동티모르 알롤라재단에 보내줄 계획이다.

신 단장은 일행과 함께 구스마오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국민들은 1970년부터 시작한 새마을운동을 통해 헐벗고 굶주린 가난을 퇴치할 수 있었다"고 전하고 "동티모르도 한국의 새마을운동 처럼 국가적인 정신운동을 도입해 국가를 부국으로 이끌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구스마오 대통령은 "그렇지 않아도 한국 새마을운동의 동티모르 접목방안에 대해 관계부서가 연구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UN평화유지군인 상록수부대를 파견해주는 등 다각적으로 동티모르 지원에 나서고 있는 한국민들에게 감사한다"고 화답했다.동티모르는 1999년 인도네시아로부터 25년간의 식민치하에서 독립했다.

동티모르에서 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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