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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지 아파트 일일 노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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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하루 동안 수성구 지산동 용지아파트 306동 앞 마당에 노천카페가 문을 열었다. 찻집 메뉴는 일회용 녹차 티백과 분말커피, 눈깔사탕이 전부.

물 끓이는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앉은뱅이 의자도 주민들이 각자 자기 집에서 들고 나왔다. 찻값은 따뜻한 눈웃음 한두 번으로 족했다.

'306동 여러분 힘내세요. 힘내세요.' 그럴 듯한 간판이 없어도 내걸린 현수막 아래로 하나 둘 모여든 이웃들은 오랜만에 웃음꽃을 피웠다.

"봄이 왔지만 우리 아파트 울타리 안에는 아직 햇살이 비치지 않더군요. 생계가 힘들고 소외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용지 아파트에도 빨리 봄이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웃들과 함께 행사를 연 김기일 목사는 고작 2시간 만에 100명가량이나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며 부자동네 상춘행사가 부럽지 않다고 했다. 행사를 준비한 주민들이 마음을 모으고 서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무엇보다 반갑다는 것. 이날 행사에 쓰인 비용도 3천 원, 5천 원씩 형편껏 거둬 마련했다.

"찻집에 놀러오라고 1층부터 5층까지 초인종을 누르고 다녔다"는 김금옥씨는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부어주며 싱글벙글 웃었다.

주민들은 한편으로 착잡함과 답답함도 들었다고 했다. 이런 소박한 자리에도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은 그만큼 주민들이 자발적인 모임에 목말라 해왔다는 증거. 주민들은 '새마을 주민회'라는 이름의 소모임을 이날 정식으로 발족시켰다.

김 목사는 "앞으로 더 많은 주민들과의 친목도모를 통해 부당한 관리비 산정, 생활환경 개선 등 영구임대 아파트 내에 산적한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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