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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300억달러 구미공단-<下>미래성장의 초석 혁신클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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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0∼80년대에 설계된 산업단지는 단순생산 기능의 집적을 통한 '규모의 경제실현'이라는 사명을 충실히 수행해 왔으나 혁신주도형 경제시대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구미공단을 비롯한 전국의 산업단지 내 전통 제조업은 갈수록 고용창출 능력이 떨어지고 기업의 설비투자가 약화하면서 퇴보의 길을 걷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국의 산업단지 중 구미·창원·울산·반월·시화·광주·원주 등 7개 지역을 '혁신 클러스터화' 시범단지로 지정했다.

올해부터 2008년까지 모두 6천114억 원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화를 위한 힘찬 시동을 건 것이다.

■전통 산업단지가 혁신클러스터로

"구미공단에서 혁신클러스터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올해 43조 원으로 예상되는 생산액이 2008년에는 두 배 가까운 80조 원으로 늘어나고 3만 명가량의 고용 효과도 기대됩니다

"

지난해 6월 신동식 산자부 지역산업균형발전기획관(현 무역유통심의관)은 산업단지공단 중부본부에서 열린 '구미 첨단 디지털산업 U-클러스터 구축 및 발전방안 혁신포럼'에서 구미공단 혁신클러스터화에 대해 이렇게 기대감을 표시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는 지난 4월27일 본격 출범했다.

오는 2008년까지 산학연관 네트워크 및 R&D 기반구축 108억 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구미분원 설립 394억 원, 혁신지원센터 구축 476억 원, 금오공대시설활용 244억 원, 미니클러스터 운영 14억 원 등 10개 단위사업에 총 1천279억 원이 투자된다.

김칠두 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은 "국내 최대 전자산업의 집적지인 구미산업단지가 취약한 R&D 인프라 구축과 산·학·연·관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혁신클러스터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이재의 산자부 정책보좌관은 "구미공단의 혁신클러스터화는 연구개발과 생산이 융합된 명실상부한 IT산업의 최대집적지가 될 것임이 틀림없다"며 성공을 확신했다.

■실리콘밸리로 가는 혁신클러스터

비슷한 업종의 다른 기능을 하는 관련 기업 및 연구기관, 대학들이 일정지역에 모여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될 '구미혁신클러스터'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70년대 들어 캘리포니아 사막지대에 스탠퍼드대학을 중심으로 한 실리콘밸리를 형성,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기술(IT)산업 집적지를 만들었다.

일본 역시 1980년대부터 도요타 등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지금도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프랑스의 소피아앙티폴리스, 스웨덴의 시스타, 핀란드의 울루, 대만의 신죽 등의 도시들은 구미산업단지와 여건이 비슷한 세계적 IT 혁신클러스터들로 모두 국가의 총 연구개발자원을 한 지역에 집적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금오공대 장성호 기획협력처장(산업시스템공학부)은 "금오공대의 경우 24개 회사와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공동 기술개발, 경북대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와 관련한 특허(44건)와 주문형 인력양성, 영진전문대는 정밀금형설계기술의 국제인증과 측정평가 기술제휴에 나서게 된다"고 전했다.

이성칠 구미시청 과학기술담당은 "구미(칠곡)~대구(경산)~포항을 잇는 광역 IT산업벨트가 만들어지면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세계적인 IT산업 클러스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구미산업단지를 둘러싼 대학들이 공학, 물리, 생명공학 등 각 분야에서 우수 연구 인력과 기술적 잠재력을 산업화로 연계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혁신클러스터 승패의 관건

구미시는 혁신클러스터와 연계, 옛 금오공대 부지를 민간에 매각해 상업시설로 활용하는 것보다 혁신클러스터 핵심지원시설로 활용하는 것이 국가차원의 예산절감과 사업의 성공을 앞당길 수 있다고 보고 절차를 밟아 왔다.

특히 구미시는 옛 금오공대 부지에다 혁신클러스터사업을 지원하는 R&D 기능을 집적화시킨다는 차원에서 △구미혁신클러스터 추진본부(3천800평) △첨단 전자기기 집적화센터(3천700평) △구미 디지털전자산업관(5천 평) △디지털산업도서관(1천300평) △공공기관 및 대학협력센터(2천 평) 설립 등의 방안을 마련해 두고 있다.

구미시청 곽인태 혁신클러스터 팀장은 "이미 디지털전자산업관은 국비 30억 원을 확보해 놓은 상태"라며 "올해부터 3년 동안 총 사업비 450억 원을 들여 디지털체험관, 전시장, 국제회의실 등을 갖추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옛 금오공대 부지의 관리권자인 교육부는 특별회계 재산으로 잡혀 있는 이 학교 부지를 신 캠퍼스로의 이전비용과 연계해 세입 재정보전(443억 원)을 이행해야 한다는 '공개매각 후 비용회수' 방침에 따라 '매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금오공대 신평캠퍼스의 매각금액은 1천억 원대로 추정되며 구미시가 자체적으로 부지를 매입할 여력은 없는 상태. 이럴 경우 혁신클러스터 사업 주체인 산자부가 이 부지를 매입하거나 산자부 소유 부동산과 맞바꿔야 할 처지.

'금오공대 옛 부지활용 범시민 대책위원회' 김석호 위원장(경북도의원)은 "첨단 IT제품의 라이프 사이클 단축, IT제품의 퓨전화 추세로 구미공단 R&D 기능의 확충은 필수적"이라며 "혁신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학교부지에 핵심지원시설이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사진: 구미혁신클러스터의 핵심지원시설로 활용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옛 구미공대 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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