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학교가 속칭 '쫑파티' 대신 스승의 정이 담긴 '책씻이'(책거리) 행사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8일 오후 2시 영주 동양대학교 인성교육관(현암정사)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수강생 87명이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동양의 정신, 선비정신의 현대적 이해'란 강좌를 마무리하는 전통 책씻이 행사가 펼쳐졌다.
책씻이 행사가 마련된 한옥 건물인 인성교육관은 전통한복을 입은 학생들과 잘 자란 학자수(소나무)가 어우러져 조선시대 선비들의 글 공부방을 연상케 했다.
한 학기 동안 펼쳐진 강좌를 마무리하는 최 총장의 총평이 이어진 뒤 수강생들은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는 큰절을 올렸다.
'동양선비단'이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수강생들은 "학문에 정진하고, 부모에 효도하고, 예의를 친구 삼아 웃으며, 이웃과 학우를 돌보며…"라고 낭송하면서 선비로서의 각오를 다졌다.
이들에게 선비 품증(2품)을 수여한 최 총장은 "체면을 차릴 줄 알고 부끄러움을 아는 염치는 선비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며 올곧은 선비 정신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책씻이 뒤풀이 행사로 마련된 떡 나눠먹기, 작은 잔치는 스승과 제자의 벽을 허무는 장소가 됐다.
수강생 최안수(23·IT전자공학부 2년)씨는 "케익과 술이 놓인 종강 파티가 아니라 말로만 듣던 책씻이를 해보니 흥미롭고 재미있었다"며 "특히 제자를 사랑하는 교수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책씻이 행사에 참가한 수강생들은 이 대학이 지난 3월 인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디지털 선비 양성을 위해 개설한 3학점짜리 공통교양과목인 '동양의 정신, 선비정신의 현대적 이해'란 강좌를 이수한 디지털 선비가 된 셈이다.
동양대 관계자는 "선비 정신은 물론 사제간의 예의범절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는 취지에서 전통 책씻이 행사를 마련했다"며 "선비 2품을 받은 학생이 2학기를 다시 이수하면 1품 품증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책거리 혹은 책례(冊禮)라고도 하는 책씻이는 조선시대 서당에서 천자문이나 동몽선습 등 초급과정의 책 한 권을 배우고 난 뒤 훈장님의 노고에 보답하고 학동들의 면학을 더욱 격려하기 위해 국수·경단·송편 등을 장만해 잔치를 연 데서 유래됐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imaeil.com사진: 동양대 인성교육관에서 열린 전통'책씻이'행사에서 최성해 총장(왼쪽)이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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