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지는 꽃 손에 받아
사방을 두루 둘러본다
지척엔
아무리 봐도
놓아줄 손이 없어
그 문전
닿기도 전에
이 꽃잎 다 시들겠다
김상옥 '그 문전'
지는 꽃잎을 손바닥에 받아본 일, 봄날이나 가을날에 한두 번쯤은 있었겠지요. 꽃을 손에 받아서 누군가에게 건네고자 하는 시인의 다정다감함이 눈길을 끕니다.
꽃잎을 손바닥 위에 조심스레 올려놓고 주위를 둘러보지만 '놓아줄 손'이 없군요. 그래서 불현듯 시인은 생각합니다.
어서 그 문전으로 가야 하겠다고. 그러나 이걸 어쩝니까? 그분의 문전에 닿기도 전에 고이 받아든 꽃잎은 시들고 말 것을! 이 시를 읽고 있노라니,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는 말이 오래도록 뇌리에 맴돕니다.
이정환(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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