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도 고수리 농민 "성토공사 뒤 물 고갈"

군 "불법 형질부분 원상복구했다" 뒷짐

모내기가 한창인 요즘, 청도군 청도읍 고수리 일대 농민 20여 명은 논에 물을 대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행정당국은 부서마다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할 뿐 대책을 내놓지 못해 원성을 듣고 있다.

화양읍 송북리에서 청도읍 고수리 청도농협공판장 부근까지 3.5km의 농업용수로를 통해 물을 공급받아 농사를 짓고 있는 고수리 농민들은 지난해 상류지점인 송북리 일대 지주들이 성토 공사를 한 뒤부터 하류지역 물 고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지대의 농지를 인근도로까지 3, 4m 정도 성토공사를 하면서 흙을 파내고 아래층에 바윗덩이를 가득 채운 후 흙을 덮으면서 도랑을 침범해 용수로 단면이 줄어든데다 바위 틈으로 물이 스며드는 누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이용호(56) 이장 등 농민 18명은 마을회관에 모여 대책회의를 갖고 "당장 모심기도 할 수 없으니 조속한 대책을 세워 달라"며 지난 2일 군청에 민원을 넣었다.

그러나 성토 공사를 허가한 부서와 수리시설 관리 부서 간 서로 책임공방만 펼치면서 당장 시급한 물공급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군청 구본쾌(54) 도시과장은 "수리시설 관리부서가 따로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물 문제를 해결하나. 근본적인 대책은 건설과에서 수립해야 한다"며 "성토공사를 하면서 경계를 침범해 불법적으로 형질을 변경한 부분은 원상복구 명령을 했다"고 말했다.

이용호 이장은 "당장 시급한 것은 물공급인데 원상복구를 지시했다며 뒷짐지고 있으면 모심기는 내년에 하란 말이냐"며 "하도 답답해 임시 방편으로 물새는 것을 막기 위해 비닐을 깔아 두었지만 더 이상 행정을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청도·정창구기자 jungc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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