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0일 정상회담을 갖고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논란과 관련, 새로 발족하는 제2기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 산하에 교과서 위원회를 신설, 공동연구결과를 양국의 교과서 편수 과정에 참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 정상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한 견해 차이는 좁히지 못했으나, 고이즈미 총리는 제3의 추도시설 건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2시간에 걸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고이즈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제2기 한일역사공동연구위 산하에 교과서 위원회를 신설, 연구결과를 교과서 편수과정에 참고가 되도록 각각의 교과서 제도하에서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 고이즈미 총리는 새로운 추도시설을 일본 내 여론 등 제반상황을 고려해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야스쿠니 참배는 과거의 전쟁을 미화,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본의 아니게 전쟁에 참가한 많은 일본인들을 추도하고 앞으로는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되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총리께서 신사참배를 어떻게 설명하더라도 나와 우리 국민에게는 역시 과거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과거의 전쟁과 전쟁 영웅을 미화하고 이런 것을 배운 나라가 이웃에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고 있을 때 과거 여러번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는 이웃 나라와 국민들은 미래를 불안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 국민의 과거를 둘러싼 심경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일본이 반성할 것은 반성하며, 일본은 전후 60년 동안 평화국가로서의 길을 걸어왔고 두 번 다시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중지입장 표명여부'와 관련, 정우성(丁宇聲) 청와대 외교보좌관은 브리핑을 통해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앞으로 하겠다, 하지 않겠다는 말은 없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 정치인들의 역사 왜곡 '망언'에 대해서도 언급, "일본 집권당의 각료와 핵심지도자들이 한국 국민들의 과거인식과는 다른 말을 함부로 함으로써 감정적인 갈등을 제공하는 일이 많다"며 "발언에 각별히 유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독도문제는 의제로 거론되지 않았다고 정 보좌관은 전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 밖에 △강제징용자 유골 반환 △한국 거주 피폭자 지원 △사할린 거주 한인지원 등과 관련, "가능한 인도적 관점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은 김포-하네다 간 항공편을 오는 8월 1일부터 현재 하루 4편에서 8편으로 증편키로 합의했다.
북핵문제와 관련, 양 정상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확인하고 한·미·일 공조의 원칙 아래 북한의 6자회담 조기복귀를 위한 공동의 외교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양측은 다음번 정상회담을 실무회담 형식으로 연내 일본에서 개최키로 의견을 모았다
고이즈미 총리는 21일 오전 이한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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