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6자회담이 4일 열흘째를 맞으면서 어느 방향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라는 관측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끝장토론'의 자세를 그대로 보여줬고 회담이 계속될 것임을 확인한 하루였다.
이날 이목이 쏠린 곳은 회담장인 댜오위타이(釣魚臺)와 북한 대사관이었다. 댜오위타이에서는 의장국인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이 오전부터나머지 5개국 수석대표와 1대1 연쇄 양자협의를 가진 것을 비롯, 한미, 남북, 한러등에 이어 급기야 남.북.미 3자협의까지 이뤄지면서 종일 숨가쁘게 돌아갔다.
10일째 아침은 한여름답지 않게 썰렁하고 어두운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이날 오전 6시45분 숙소를 나서면서 "북한은 중국의 수정안에 대해 조속히 대답해야 한다"면서 북미접촉 여부를묻자 "이미 답을 다 줬기 때문에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이다.
오전 9시를 넘기면서 댜오위타이에는 각국 수석대표들이 속속 들어왔고 1대1 양자협의를 비롯한 다각적인 양자협의와 다양한 채널의 접촉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점심 무렵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30분가량 만났지만 4차 수정안을 수용키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가 되면서 분위기는 더욱 무거워졌다. 오후 3시를 넘기면서 북한 대사관이 기자회견을 가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타결, 결렬, 휴회 등 3가지 가능성 가운데 타결보다는 휴회나 결렬에 가까운 발표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확산된 것이다.
김 부상이 댜오위타이로 떠난 뒤 한산했던 북한 대사관 앞에는 불과 30여분 만에 세계 주요 언론의 취재진 100여명이 몰려들었다. 오후 5시25분부터 남.북.미 수석대표가 1시간 동안 머리를 맞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마지막 담판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가세했다.
양측의 입장차이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마지막으로 중재 역할에 나선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후 6시45분께 수석대표 회의가 오후 9시에 열린다는 소식과 중국측 대변인이 오후 7시에 기자회견을 갖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회담이 막다른 길로 가는게 아니냐는 설이 나돌기까지 했다.
결국 이날 오후 9시 수석대표회의가 열려 6자 수석대표가 공동문건을 작성하는작업을 계속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혼돈은 일단락됐다.
이 자리에서 송 차관보는 그린랜드 속담을 인용, "앞으로 한 발짝만 갈 수 밖에없다고 생각할 때 우리가 갈 수 있는 길의 절반 정도는 온 것"이라고 말했고 힐 차관보는 1995년 보스니아 내전 종식을 위한 데이턴 협상에 21일이 걸렸다며 너무 힘들어할 필요가 없다며 서로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 대사관 앞에 모인 취재진들은 이 날이 회담 마지막 날이 될 것으로보고 김 부상을 목이 빠지도록 기다렸다. 이 과정에서 북한 대사관 직원으로 보이는 정장 차림의 남자 한 명이 문을 열고나오자 기자회견이 열리는 것으로 착각, 100여명이 순식간에 정문 쪽으로 달려들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비원이 "후퇴, 후퇴"를 중국말로 외쳤지만 혼란은 계속됐고 회견계획이 있느냐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정장 차림의 남자가 "아무 계획 없다. 여기(정문)도 대사관 구역이니 길 건너에 있어 달라"는 말을 듣고야 현장이 '수습'됐다.
회담 관계자는 이날 3자 협의에 대해 "이틀 간 만나지 않았던 북미 양국이 우리와 함게 만났다"면서 이날 협의 결과에 대해서는 "씨앗이 비옥한 땅에 떨어졌는지마른 땅에 떨어졌는지 내일 봐야 알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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