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치킨 시키신 분"…도심 공원 '배달 전쟁'

한여름밤 도심 공원에서 더위를 식히는 시민들이 늘면서 야식업체들의 배달 전쟁이 진풍경이다. 야식업체들로서는 수천 명의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몰리는 한여름밤의 공원이야말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최고의 장소.

4일 밤 9시쯤 대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 넓은 잔디밭을 가득 채운 가족단위 피서객들 사이로 야광등을 들고 주문을 받는 야식업체 직원들의 호객행위가 한창이다. 전단을 나눠주며 연락처와 상품을 알리는가 하면 야외용 돗자리를 덤으로 주는 등 판촉전이 치열했다. 치킨, 피자, 족발 등 이곳 공원을 찾는 야식업체들만 10여 종에 60업소 정도. 여기에 아르바이트 대학생들까지 각종 야식거리를 팔고 있어 공원이 '종합 음식장'이나 다름없다.

치킨 배달원 김성원(26·달서구 성당동)씨는 "도심 공원이 최고의 피서지로 떠오르면서 여기서 여름 한철 벌어 1년을 나기도 한다"고 했다. 경쟁이 심하고 먹을거리를 싸오는 사람들이 많아 한 업소의 평균 주문은 20건 정도. 그렇다 보니 영업시간이 새벽 3, 4시까지 간다.

ㅁ 치킨업소 박효준씨는 "추가 서비스는 물론이고 배달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발에 땀이 나도록 뛰고 있다"고 했다.

김희철(40·서구 내당동)씨는 "업소들의 호객행위로 가족간의 오붓한 시간이 방해받기도 한다"며 "업소들이 파는데만 열을 올리고 쓰레기는 회수하지 않아 공원이 어지럽혀지기도 한다"고 했다.

관리사무소 박홍규씨는 "하루 쓰레기량만도 수톤에 달할 정도로 쓰레기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모두가 편히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쓰레기 되가져가기 등 성숙한 시민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사진: 낮 기온이 34.5℃까지 치솟고 자정이 넘어서도 후텁지근한 날씨를 보인 4일밤 대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치킨점 배달원들이 전화를 걸며 고객을 찾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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