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편리한 전자통장, 왜 인기없지…

차별화된 서비스 부족 원인

수십 개의 통장 정보를 한 곳에 모을 수 있는 전자통장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전자통장은 계좌정보를 카드 안에 있는 손톱 크기의 집적회로(IC) 칩에 내장해 카드 하나로 대부분 금융거래를 할 수 있어 편리하다. 그러나 전자통장을 위한 인프라가 취약하고 기존 인터넷 통장이나 IC 칩 내장 현금카드에 비해 매력적인 서비스 기능이 약하다는 평가이다.

지난해 11월 국민은행이 전자통장을 처음 도입한 뒤 현재 제일, 조흥은행 등이 전자통장을 출시했으며 나머지 은행들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현재까지 계좌 수가 20만 개로 늘어났으며 제일은행도 10만 개를 돌파했다.

전자통장은 통장정리시 기다리는 시간, 통장분실시 번거로운 재발급과정 등의 불편함을 겪지 않아도 되고, 통장이 없어도 카드 하나로 자신의 거래 내역을 출력할 수 있으며, 카드 하나로 여러 개의 계좌를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어 편리하다.

또 은행 지점에 설치된 자동화기기(ATM)나 인터넷뱅킹을 통해 거래가 가능하며, 창구에서도 계좌번호나 금액, 서명 등을 기재하지 않고 쉽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가입시 신청하면 요구불예금 계좌에 한해 다른 은행 자동화기기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 기능이 없으며 지점 내 모든 자동화기기에서 쓰지 못해 인프라가 취약하다. 이와 관련, 제일은행 전자통장은 직불카드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국민은행은 다음달 말 신용카드와 전자통장의 기능을 합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인터넷 통장과 IC 칩이 내장된 현금카드로도 모든 계좌나 10개까지의 입출금 거래가 가능하며 창구에서 핀패드로 비밀번호를 확인한 후 고액의 입출금 거래도 가능해 전자통장이 이들보다 크게 차별화하고 있지는 못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전자통장이 종이통장만큼 신뢰감을 주지 못해 고객들이 선뜻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IC 칩 내장 현금카드 등의 보급도 미미한 데다 이를 다양하게 이용하는 고객이 드물다는 점도 거론되고 있다.

임병욱 대구은행 e비즈니스팀 과장은 "전자통장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네티즌 통장 등의 방식보다 크게 나은 서비스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전자통장 출시 이전에 나왔던 금융 이용 방식도 아직 널리 보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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