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강추! 이곳 어때요-(10)문무대왕 수중릉

"세계에서도 유래가 없는 수중왕릉을 경주로 오셔서 직접 느껴보세요."

지난해 여름 매일신문 안내기사를 보고 긴가민가하면서 따라나섰던 문무대왕수중릉답사는 대성공이었다. 경북관광개발공사가 방학을 맞아 경주의 여행·답사단체인 '신라사람들'에 의뢰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무엇보다 공기업에서 다루는 프로그램이라 신뢰가 갔다. 경비도 거의 공짜에 가까웠다. 답사교재와 여행자보험 명목의 1인당 2천 원이었다. 나머지 경비는 경북관광개발공사에서 지원해준다고 했다.

몇회에 걸쳐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았는데 인기가 대단했다. 미리 신문에서 정보를 얻고 지원한 게 다행히 사람들이 몰리기 전이었다. 방학이었지만 아이들 아빠 때문에 휴가를 맞추기 어려워 일요일을 택해 신청했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위해 아침 일찍 대구서 출발했다. 역시 여행은 기분좋은 일. 아이들도 덩달아 좋아했다. 황룡사터를 거쳐 장항리 절터, 골굴암, 기림사, 감은사터, 이견대, 문무대왕수중릉으로 이어지는 답사코스도 맘에 들었다. 사실 한더위를 견디기 힘들었다는 것만 빼면 매번 참석하고 싶을 만큼 좋았다.

그 중에서도 동행한 가이드의 문화유산 해설이 너무 구수해 귀에 속속 들어왔다. 감은사터 남문 앞에 있는 용담이라는 네모 난 연못은 용이 된 문무왕이 감은사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한 아들 신문왕의 배려였다고 했다. 용담의 물이 바로 바다로 흘러들었다고 하니 아마 바다의 용이 물을 타고 용담까지 거슬러 오를 법했다.

탑만 남아있는 장항리 절터를 찾아가는 길은 힘들었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 높지않은 산행 끝에 다다른 절터는 썰렁했다. 하지만 금당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곳 좌우에 5층 석탑이 15m 거리를 두고 서 있었다. 화려했을 예전의 모습과 초라해진 현재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천년 세월의 흐름이 적지않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골굴암과 기림사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해줬다.

작년 여름 아이들과 함께 참가한 경북관광개발공사의 문무대왕수중릉 답사는 여행에 대한 선입관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돈 들이지 않아도, 어딜갈까 고민하지 않아도 갈 곳은 많다는 것이다. 다만 인터넷을 뒤지는 등 남보다 먼저 정보를 얻는 발품 쯤은 팔 각오가 되어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영식(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사진:문무대왕수중릉 답사프로그램 도중 찾은 감은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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