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5 대구·센다이 국제예술교류제

대구예총과 일본 미야기현(宮城縣) 예술연합회 공동 주최로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일본 센다이(仙臺)에서 열린 '2005 대구·센다이 국제예술교류제'는 한·일 우호 증진과 한국 전통음악의 우수성이 유감없이 발휘된 무대였다.

지난 1995년 대구·센다이 국제예술교류제가 시작된 이후 대구와 센다이를 오가며 한·일 문화 교류의 장을 실현한 지 10년째 되는 특별한 의미만큼 공연단은 두 도시를 대표하는 예술인들로 꾸려졌으며 행사 분위기도 뜨거웠다. 센다이공항에서부터 양측은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 뜨거운 해후를 나누었고 일본 측의 세심한 배려는 한국 공연단에게 감동을 주었다.

사카이 노리코 NHK 프리랜스 아나운서의 사회로 26일 오후 6시 센다이청년문화센터에서 열린 공연은 일본과 한국측 공연단이 화답형식으로 연주를 주고 받으면서 진행됐다. 첫 무대는 일본 전통음악의 상징인 '가부키' 반주 음악이 열었다. 요시즈미씨 등 23명이 출연해 창(唱)과 샤미센 연주로 절제의 미학을 보여 주었으며 대구예총에서는 대금 양성필(대구시립국악단 수석), 해금 금재현(대구시립국악단 차석), 가야금 김은주(대구시립국악단 차석), 징 정지목(대구국악협회 이사), 장구 최병길(중요무형문화재 83호 이수자) 씨로 구성된 민속합주단이 '시나위'를 선보였다.

이어 샤미센, 코토, 샨겐 등 일본 전통악기 합주와 박다나·임혜진·임혜정 양의 민요 '함양 양잠가', 일본 전통무용 반주음악 연주가 이어지면서 1부 공연이 끝을 맺었다.

2부 공연은 황정환 대구국악협회 이사의 '도살풀이', 이명희 대구국악협회 회장의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 김신효 대구국악협회 부회장, 정지목·이계원 씨의 사자춤에 이어 한·일 공연단이 함께 '남원 산성', '진도아리랑' 등 한국민요와 일본 대표 창가 '황성의 달'을 연주하며 10년 우정의 대미를 장식했다.

800여 객석을 가득 메운 일본 관람객들은 정적인 일본 전통음악에 비해 동적이며 깊은 내면을 자극하는 우리 음악에 열광했고 이명희 회장은 앙코르 요청을 받고 '춘향가' 한 대목을 들려 주었다.

타카다 료코(66·여) 씨는 "관동지방 음악과 비슷한 판소리와 어려웠지만 흥겨운 장구 리듬, 남자가 추는 이색적인 도살풀이 춤 등이 어우러져 재미와 감동이 모두 함께한 공연이었다"고 관람 소감을 말했다.

문화교류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7일 오후 열린 특별 교류전에서도 국악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이 교류전은 양국의 전통 악기를 설명하고 직접 연주하는 기회를 갖기 위해 마련된 자리. 이 자리에 참석한 미야기현 예술연합회 회원 100여 명은 한국 전통음악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아리랑'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반면 일본 전통문화와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충분한 사전 정보교환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편 대구예총과 미야기현 예술연합회는 내년 교류제를 대구에서 미술·사진·건축 등 전시 행사로 열기로 합의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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