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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창작과 연주 그리고 청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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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로 접어드는 9월, 많은 음악회가 기다리고 있다. 대구시향 연주를 비롯해 합창단과 오페라단, 그리고 독주회와 독창회가 줄을 이을 예정이다.

하지만 막상 음악회장에 가보면 청중들이 많지 않음을 종종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음향매체의 발달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음향매체의 발달은 실황과 가까운 소리를 재현해 냄으로써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에게 훌륭한 음악을 선사한다.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게 하고, 자신이 원할 때 원하는 음악만을 손쉽게 감상할 수 있는 간편함을 제공한다.

그러나 음향매체가 가지고 있는 많은 이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피커로 감상하는 음악을 살아 있는 음악이라 볼 수는 없다. 음악이 의미있는 예술로서 존재하기 위해서는 작곡·연주·감상(청중)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서로 순환적인 결합을 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음악회에서 작곡자와 연주자, 청중이 서로 공감을 나누는 것이다. 즉, 하나의 오케스트라곡이 연주된다면, 거기에는 한 작곡가의 삶의 진실이 있으며 지휘자의 숨결이 묻어 있다. 그리고 지휘자의 지휘 아래 많은 단원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훌륭한 연주를 위해 섬세히 움직이는 손놀림이나 각 연주자의 조심스러운 호흡, 그리고 얼굴마다 서려 있는 긴장감이 있다.

이러한 현장에 직접 참여해 몰입함으로써 청중들은 그 음악을 더 깊게 공감할 수 있다. 이러한 작곡-연주-청중이라는 하나의 고리가 오늘날처럼 작곡-음향매체-청중의 형태로 변형된다면, 그곳에는 사람이 서로 느낄 수 있는 인간적 공감대와 감동은 있을 수 없다. 완벽하게 녹음된 곡을 음향매체를 통해 반복해서 듣는 것과 음악회에서 생동감 있는 연주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면서 듣는 것을 비교해 본다면 쉽게 알 수 있다. 음향매체의 발달이 우리를 음악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를 진정한 음악으로부터 오히려 멀어지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은 생각해 볼 일이다.

김동학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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