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지난해 11월 이라크 팔루자 작전 때 화학무기의 일종으로 피부에 닿으면 곧바로 뼈까지 살을 태우는 백린(白燐) 성분의 소이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랍권을 비롯한 세계의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아랍권에서는 미군의 화학무기 사용이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의 이라크인 고문학대 사건과 마찬가지로 전쟁범죄에 해당되는 만큼 이들 혐의를 모두 적용해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을 전범재판에 회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파문으로 이라크 저항세력들의 공격이 더 강해져 미국의 향후 이라크 안정화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팔루자에서 미군의 화학무기 사용이 보도된 후 중동 및 아랍권 뉴스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인터넷 사이트에는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세계 각국 네티즌들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셰이크 알티크리티란 필명의 네티즌은 알 자지라 닷 컴에 "미국인들은 비도덕, 불성실, 무례 같은 것을 민주주의라고 부르는 사람들"이라며 "그런 민주주의라면 살인자인 당신들이나 향유하라"고 일갈했다.
이집트인 샤이마는 "미 국방부는 무장 저항세력에게만 백린이 사용됐다고 인정했는데 어떻게 그런 주장이 성립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한 마을에 비처럼 쏟아지는 폭탄이 저항세력과 무고한 민간인을 구분한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미국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쿠르드족에 대한 화학무기사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는데 미국인들도 후세인과 똑같은 부류라고 꼬집었다.
역시 미국인이라고 신분을 밝힌 루이스는 "우리 병사들에게 그 같은 짓을 하도록 명령하는 부시는 전쟁범죄를 이끄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알 자지라, 알 아라비야 방송 등 아랍권의 대표적인 위성 채널들은 미군이 팔루자에서 백린 소이탄을 사용한 사실을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이집트의 한 소식통은 "충격을 받았다"며 아랍권 언론에서는 미군이 무슨 명분으로 이라크에 계속 남아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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