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건 5관왕'. 수필가 성병조씨(53.대구시 수성구 범물동)에게 최근 붙은 관사이다. 성씨는 적게는 1천여 명에서 많게는 수십만 명이 참가하는 슬로건(표어) 공모에서 다섯 차례나 잇따라 당선작을 낸 슬로건과 표어 창작의 귀재이다.
그는 1980년대 초 종업원 1천명이 넘는 대기업에 근무할 때 사내 표어 공모에서 1,2등을 동시에 차지하며 일찍이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후 2002년 부산 아시아 경기대회 슬로건 공모에서 우수상을 받았으며, 같은해 말 대구시 시정 슬로건 공모에서 '마음을 하나로 대구를 세계로'라는 작품이 당선됐다.
이 슬로건은 현재 대구시내 각 관공서는 물론 거리의 조형물이나 주요 관문과 육교 등에 게시되어 있어 대구 시민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친근한 문구이다.
2004년 4월에는 한국 교원단체 총연합회가 시행한 제52회 교육주간 표어 공모에서 '보람으로 서는 교단 사랑으로 크는 제자'를 출품해 최우수작의 영예를 안았다.
이 표어는 5월 15일 스승의 날을 전후한 교육주간(5.10-16)의 표어로 전국의 초·중·고에서 널리 사용된 적이 있다. 2005년 9월에는 대구시 축제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의 슬로건 공모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11월에는 대구대가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시행한 캐치프레이즈 공모에서 '사랑의 반세기 빛 되어 세계로'가 당선되어 행사 기간 중 대학의 각종 홍보 자료에 널리 사용되기도 했다.
성씨가 '슬로건 5관왕'이 된데는 그만한 노력도 뒤따랐다. 그는 사물이나 길거리의 간판 하나도 결코 소홀히 보지 않는다. 하루 4개의 일간지를 꼼꼼히 읽으며, 신문마다 독특한 제목 하나도 유심히 관찰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책을 읽기 위해 일부러 버스를 타고 출퇴근 한다는 그는 차 속에서 무심코 바깥 풍경을 보다가 영감이 떠오를 때도 있다고 한다. 독서칼럼과 신문 독자논단 투고 등 아마추어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1995년에 수필집 '촌티 못 벗는 남자'를 출간하기도 했다.
2003년 종합 문예지 '생각과 느낌' 신인상 수상으로 수필가로 등단한 그는 "잘 뽑은 신문 제목 한 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듯이, 좋은 슬로건과 표어 한 줄이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조향래기자 bulsa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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