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통합교과형 논술문제 유형을 발표하는 등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전형과 관련된 사항들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중학생들과 고교 1학년생들은 내신과 수능, 논·구술고사를 동시에 준비하는 3중고를 겪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겨울방학은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 특히 고교 입학을 준비하는 중3생들에게는 이번 겨울방학 동안 기초 학력을 얼마나 다지고 학습 태도를 어떻게 형성하느냐에 따라 고교 생활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만저만 중요한 게 아니다.
많은 학생, 학부모들은 모든 것을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나 선행학습만이 능사는 아니다. 방학을 보내는 데도 정보와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효율적인 방학 학습 전략과 학원 이용 방법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 본다.
▲ 마음 자세-조급하면 실패한다
입시제도 변화에 따라 불안감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아지면서 많은 학부모들이 준비에 지나치게 욕심을 내 무리하게 자녀를 밀어붙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입시제도의 변화를 보면 어떤 제도 아래서도 착실하게 기초를 다지는 학생이 최후에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새 입시제도 역시 국어, 수학, 영어 등 도구 과목의 기초를 착실히 다지면서 다양한 독서로 논술과 심층면접에 대비한다면 결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유행처럼 불고 있는 선행학습 붐도 학생의 수준을 고려해 정도가 지나치지 않게 해야 한다. 방학 학습을 어떻게 할지 자신이 없다면 확실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할 게 아니라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처음 출발에서 일그러지면 모든 것이 부실해진다는 사실을 깊이 명심하고 멀리 바라보며 여유를 가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 계획 수립-실천을 전제로 하라
많은 학부모들이 방학 기간의 학습 성과에 지나친 기대를 한다. 학생들 역시 이번 겨울방학 동안 고교 과정의 상당 부분을 끝내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한다. 그러나 방학은 심신을 건강하게 하면서 자신이 필요한 부분을 여유 있게 채워가는 시간으로 생각해야 한다. 목표를 크게 잡는 건 나쁠 게 없지만 단기적인 계획은 반드시 실천 가능한 범위에서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리하게 계획을 세웠다가 며칠 못 가서 포기하는 일이 한두 번 되풀이되다 보면 학습 의욕을 상실할 수도 있다. 실천 가능한 계획으로 알차게 시간 관리를 하며 성취감을 기르는 습관을 들인 학생만이 고교 생활과 긴 수험 과정에서도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학습-중3 교과서를 먼저 정리하라
방학 동안 학원이나 개인지도 등을 받으면 대부분 고교 과정의 선행학습을 한다. 그러나 고교 과정에 대한 이해는 탄탄한 중학교 실력을 전제로 한다. 중학교 교과서의 기본 개념이나 핵심 원리가 제대로 정리돼 있지 않은 채 고교 과정을 배우는 것은 모래 위에 탑을 세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욕심을 내서 고교 1학년 전 과정을 뗐다거나 2학년 과정까지 나갔다는 등의 자랑을 하려 들다가는 고교 공부마저 망칠 가능성이 크다. 고3 최상위권 학생들조차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해 방학 동안 일부 과목의 중학교 교과서를 다시 훑는다는 사실을 안다면 중학교 과정에 대한 완전한 정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논술·심층면접 대비-폭넓게 독서하라
논술이나 심층면접 실력은 단기간에 배양되는 것이 아니다. 학원 수업이나 과외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폭넓은 독서를 통해 글을 읽고 이해하는 힘을 기르는 것만이 최선의 준비 방법이다. 지금부터 읽으며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신문이나 각종 문예지, 시사잡지, 과학잡지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상식과 간접 경험의 범위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고교생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언어영역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풍부한 책읽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학원, 과외 선택-수준과 특성에 맞춰라
많은 학생들이 전략 과목이나 취약한 과목을 학원이나 과외로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잘만 활용하면 도움이 되지만 자칫 하면 몸만 바쁘고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고교 과정의 선행학습에도 사교육은 도움이 되지만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듣는 수업에 익숙하다 보면 잘 아는 것 같은 내용도 혼자서는 문제를 풀 수가 없는 상황에 빠질 우려도 있다.
또한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도 사람마다 나름의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다. 학원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사람에겐 아무리 좋아도 나와 맞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주위에는 학원 선택도 유행을 좇듯이 하는 사람들이 많다. 확실하지도 않은 소문에 따라 움직이다가 보면 체계도 세우지 못하고 결국에 가서는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학원을 선택할 때는 다음의 기준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첫째, 자신의 학력 수준과 듣고자 하는 강좌의 수준이 맞는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자신이 들어서 이해가 안 되면서도 공부 잘하는 아이가 그 강의를 듣는다고 계속 따라가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둘째, 학원까지 오가는 거리를 생각해야 한다. 명성에 집착해 집에서 거리가 먼 학원에 다닐 경우 학원 수강으로 인한 득보다는 시간 낭비와 피로의 누적으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많다. 셋째, 한 달 듣고 난 다음 그 생산성을 냉정하게 검토해야 한다. 별 도움이 안 되면서 친구 때문에, 혹은 집에서의 잔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계속 학원에 나가는 경우가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른바 소수정예, 맨투맨 식 등의 광고를 내거는 학원을 선택할 때는 특히 신중해야 한다. 강의 내용과 학생 관리는 다수를 상대로 하는 학원과 별 차이가 없으면서 수강료만 비싼 곳이 적잖다. 개인지도 역시 주위의 이런저런 평가에 휩쓸려 멋모르고 선택했다가는 피해만 입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건강 관리-장기적인 체력전에 대비하라
고교 입학 후 대학 진학에 이르기까지 입시 과정은 장거리 경주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마지막 순간까지 변함없이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 방학 동안 학생의 건강 상태를 다시 한 번 점검해 보고 치료가 필요하다면 고교 입학 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자신의 몸에 적절한 체력 관리 방안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재미를 잃지 않고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다면 고교 생활과 대학 입시에 요구되는 든든한 무기 하나는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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