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가 극장가 이변을 일으키며 12월을 마감한 가운데, 1월에는 설 연휴를 전후로 또다른 격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왕의 남자'의 예상치 못한 약진을 볼 때 이번에도 역시 승부는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 어떤 작품이 어떤 매력으로 관객에게 어필할지는 말 그대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그래서 더욱 흥미진진하다.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네마서비스 등 메이저 배급사 4사는 각각 '투사부일체' '야수' '홀리데이' '사랑을 놓치다'를 내놓고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외화에는 장동건 주연의 '무극' 외에 '투 브라더스'와 '내니 맥피'가 가족 관객을 노리며 포진해 있다.
또 있다. 설 연휴가 주말(28~30일)과 겹치는 까닭에 바로 다음주를 노리는 작품들도 고려를 해야 한다. '게이샤의 추억' '데이지' '백만장자의 첫사랑' 등이 그것이다. 대표적인 후보 선수들을 살펴보자.
◇투사부일체(감독 김동원, 제작 시네마제니스)
전국 350만명의 흥행을 기록한 코믹영화 '두사부일체'의 속편으로 정준호 정웅인 정운택 김상중 등 전편 주연 배우들이 그대로 다시 출연한다.
영화는 '두사부일체'의 마지막 장면에서 두목(김상중 분)이 두식(정준호)에게 "두식아, 너 대학 갔다 와라"고 말한 설정을 이어간다. 두목의 명령으로 다시 사범대학에 들어간 두식은 고등학교 윤리 교생으로 발령받아 학생이 된 두목을 만난다. 그야말로 황당하기 그지 없는 상황.
전편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배우와 제작진의 각오가 남다르다.
◇야수(감독 김성수, 제작 팝콘필름)
작정하고 어깨에 힘을 잔뜩 준 정통 액션 느와르. 권상우와 유지태라는 대표적인 청춘 아이콘을 내세워 남성미 진하게 풍기는 영화에 도전했다. 특히 권상우는 그간의 단정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외모 변신으로 화제를 모은 가운데 대부분의 위험한 액션 장면을 대역을 마다하고 직접 소화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직폭력배를 소탕하려는 다혈질 형사와 냉철한 검사의 버디 무비. 애초 12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후반작업이 늦어지며 작전을 바꿨다. 투자·배급사 쇼박스의 공격적 마케팅이 벌써부터 요란하다.
◇홀리데이(감독 양윤호, 제작 현진씨네마)
1988년 발생한 지강헌 일당의 교도소 탈주 사건을 극화했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진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제작사는 이 영화를 준비하며 생존한 실존 인물들을 만나 오랜 기간 준비를 했다.
전북 익산에 10억원 규모의 교도소 세트를 지어 화제를 모았으며, 배우들이 각종 리얼 액션에서 몸을 아끼지 않았다.
이성재가 모처럼 강한 모습에 도전했으며, 최민수가 그와 팽팽한 연기대결을 펼쳤다. 제작사는 실화에서 출발한 장점을 최대한 살려 진한 감동을 주겠다는 각오다.
◇사랑을 놓치다(감독 추창민, 제작 시네마서비스)
'야수'와 '홀리데이'가 남성미에 소구했다면 '사랑을 놓치다'는 그와 정반대의 감성에 어필한다. 특히 '역도산' '실미도' 등 일련의 강한 작품에 출연하며 에너지를 분출해온 연기파 설경구가 전력 질주를 멈추고 한 박자 쉬어가 인상적이다.
10년간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방황한 남녀의 이야기. 설경구과 송윤아가 뜨뜻미지근하지만 그래서 일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무극
이미 12월 중순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을 달군 장동건 주연의 판타지 대작. 국내에서는 장동건 주연 '태풍'과의 격돌을 피하느라 개봉이 늦어졌다.
'패왕별희'의 천카이거 감독이 세계 시장을 노리고 만든 작품으로 장동건 외 일본의 사나다 히로유키, 중국의 장바이즈 등이 주연을 맡았다. 운명이 적혀 있는 책 '무극'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랑과 우정, 배신 등을 그린 작품으로 장동건은 극중 '빛보다 빠른 노예'로 출연해 비극적인 사랑의 주인공이 된다. 이국적인 풍광과 함께 장동건의 전혀 색다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투 브라더스
장 자크 아노 감독이 '베어'에 이어 다시 한번 동물을 주인공으로 만든 가족 영화. 쌍둥이 호랑이가 주인공이다. 어릴 때 헤어진 형제 호랑이가 세월이 흐른 뒤 다시 만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동물들의 리얼 연기가 감동에 도전한다.
◇내니 맥피-우리 유모는 마법사
엠마 톰슨의 괴상한 분장이 눈길을 끄는 코믹 가족영화. 그가 말썽쟁이 일곱 아이가 있는 집의 유모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과 흡사한 분위기를 띠는 영화. 미국식 정서가 한국에서도 성공할지가 관건이다.
◇게이샤의 추억
지난해부터 전세계적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 지휘를, 롭 마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장쯔이, 공리, 와타나베 겐 등이 출연한다.
가난 때문에 게이샤 하우스로 팔려간 아홉살 소녀가 혹독한 시련을 거쳐 최고의 게이샤로 성장하는 이야기. 그의 파란만장한 삶이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데이지(감독 류웨이장, 제작 아이필름)
전지현·정우성·이성재가 뭉쳤다는 점만으로도 관심을 끄는 영화. '무간도' 시리즈의 홍콩 류웨이장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세계 시장을 노렸다. 멜로가 가미된 액션영화. 네덜란드 올로케이션으로 이국적 분위기를 강조했다.
거리 화가를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킬러와 국제경찰의 애정 삼각관계와 피할 수 없는 운명적 대결이 펼쳐진다.
◇백만장자의 첫사랑(감독 김태균, 제작 보람영화사)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스타덤에 오른 현빈을 내세운 로맨틱 코미디. 스타를 내세운 말랑말랑한 이야기가 10대 관객을 공략한다.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시골 학교를 다녀야 하는 제멋대로 도시 청년이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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