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P, LCD로 대표되는 대형TV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작년 초반만 해도 '그림의 떡'에 불과하던 대형 평판TV 가격이 종잡을 수 없을 만치 떨어지면서 TV시장에 일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2월 토리노 동계올림픽,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6월 독일 월드컵, 12월 도하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줄을 잇고 있다. 대형TV의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 대형TV 가격은 과연 얼마나 더 떨어지고, 또 언제쯤 구입하는 것이 유리할까.
▨얼마나 내렸나
작년 말 삼성전자의 40인치, LG전자의 42인치 LCD TV 가격이 400만 원대까지 떨어지면서 거의 일년 만에 절반 가깝게 하락했다. PDP TV도 42인치 일반형 기준으로 300만 원 중반까지 가격이 내렸다. 현재 가전매장에서는 삼성전자 LCD 46인치가 600만 원이며, LG전자 PDP 50인치가 61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것 역시 작년 초에 비해 절반가로 떨어진 가격이다.
게다가 새해 벽두부터 할인 경쟁이 불붙었다. 삼성과 LG는 지난주부터 대형 PDP 및 LCD TV에 대해 정상가에서 10~15%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대형 소매점의 경우 LG PDP(SD급 분리형) 42인치가 190만 원대에, 삼성 PDP(HD급 분리형) 42인치가 270만~28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고, 심지어 LG 37인치 LCD(HD급 일체형)가 300만 원선에 등장하기도 했다.
특히 중소업체의 LCD TV 제품에서 가격파괴 바람이 불면서 삼성, LG의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30인치급 LCD TV인 데이타뷰의 'DAVI-3000W'와 디보스의 'LT-30FMF'는 각각 102만 원 선, 105만 원 선에 판매되고 있으며, 조만간 100만 원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산 32인치 LCD는 국산 30인치보다 싸게 판매되고 있다.
▨얼마나 팔렸나
지난해 말을 고비로 TV 시장에서 일반 브라운관과 PDP 및 LCD의 인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이마트 대구 5개점의 경우 지난해 11, 12월 TV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이런 와중에 고급화 및 대형화 추세가 단연 두드러진다. 지난 2004년 11, 12월에 TV 판매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단연 일반 브라운관 TV로 77.3%를 차지했고, 그 뒤를 프로젝션TV가 18.2%를 차지했다. 이때만 해도 PDP와 LCD 판매 비중은 거의 0%였다. 하지만 1년 뒤 지난해 11, 12월엔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한 것은 PDP로 절반에 가까운 47.8%를 차지했고 그 뒤를 브라운관 TV가 32.7%, 가격 부담이 컸음에도 LCD가 7.9%를 차지했다. 프로젝션의 인기는 완전히 식어버려 5.2%에 그쳤다. 결국 신규 TV 고객 2명 중 1명꼴로 PDP를 구매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유는 당연히 급격한 가격 하락이다. 실제로 전년 700만 원대였던 42인치 PDP의 경우 올해 200만 원대로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PDP 구매에 부담을 적게 느끼게 되며, 이러한 구매 증가는 다시 가격인하의 원인이 돼 판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현재 PDP의 경우 200만 원대의 42인치가, LCD는 170만 원대의 31~32인치(LCD 40인치는 330만 원대)의 모델 판매가 가장 높다.
▨얼마나 내릴까
월드컵을 앞두고 적잖은 가격 인하가 단행될 것이 분명하지만 아직 가전업체들은 함구하고 있다. 행여 구매자들이 가격 인하를 기다리며 대형 TV 구매시기를 계속 늦추는 바람에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기 때문.
일단 작년과 같은 급격한 가격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가전사와 유통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대백프라자점 생활팀 박진희 담당은 "올 상반기에 PDP TV 가격이 10~20% 정도 내린다면 하반기 가격 하락속도는 다소 늦춰질 것"이라고 했다. 동아백화점 생활용품팀 김명호 팀장은 "신상품 출시와 함께 대폭적인 가격인하가 종종 있었지만 올해는 당분간 PDP와 LCD TV가 주종을 이뤄갈 것이므로 대폭적인 가격인하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형TV의 경우 필요한 시점에서 시장조사를 통한 상품비교로 구매하는 것이 좋으며, 무이자 및 추가사은품 증정 행사 등을 활용해 구매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
대형 TV 중에선 LCD의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올 1분기까지 추가로 조성 중인 LCD 생산라인 건설을 끝내고, 40인치 이상 대형 LCD를 작년 말보다 2배 이상 많이 생산할 예정이다. 또 선명도나 화질에서는 PDP보다는 LCD TV가 우수하지만 화면이 자꾸 끊겨 스포츠경기 중계에 다소 약점이 있다는 점도 가격인하 요인이 될 전망.
롯데백화점 대구점 이대희 가전매장 담당은 "이미 작년 하반기에 가격하락의 폭이 컸고 대형TV 중 40~42인치를 보급형으로 삼아 가격을 안정화시키려는 움직임이 크기 때문에 월드컵에 즈음해 구매하는 것이 적기"라고 예상했다.
▨어떤 제품을 사야할까
대형 디지털 TV 구매를 결심해 놓고도 과연 PDP와 LCD 중 무엇을 사야할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LCD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PDP와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 LCD의 원리는 형광등 빛이 TFT-LCD(액정)판을 통과한 뒤 컬러 필터를 거쳐 색을 재현하는 방식. 유해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고 컴퓨터 등 주변 기기와 완벽한 호환이 가능하다. 40인치도 11㎝에 불과할 만큼 얇고 가벼운 것이 장점이며, 명암비 3만 대 1의 초고해상도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하루 5시간 시청 기준으로 최대 33년 수명을 자랑한다.
PDP는 2장의 유리판 사이에 불활성 가스를 주입하고 전압을 가해 발생한 자외선을 빨강, 초록, 파랑 형광체에 비추어 눈으로 볼 수 있는 광선을 발생시키는 방식. 화면 밝기에 따라 내부 자외선 양을 조절하여 눈이 피로하지 않다.
LCD는 PDP보다 전력소비가 적고, 색표현이 우수해 원색적인 느낌을 주며, 화면 번들거림도 PDP보다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응답속도가 느리다는 것. 응답속도 문제는 액정이 전류신호에 따라 방향을 틀면서 편광을 시키는데, 나노 초 단위로 반응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결국 스포츠 등 빠른 동영상을 볼 때 미미하지만 잔상이 남는 약점이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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