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제)17년간 무려 산삼 3천500뿌리 캐내

"산삼을 캔다기보단 건강과 양심을 캐죠."

김천 남산동 신성이발관 주인인 임동진(49) 씨는 17년 경력의 베터랑급 심마니다.

대를 이어 26년째 이발관을 운영하는 그는 이발사보단 심마니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심마니 17년간 캔 산삼은 무려 3천500여 뿌리. 상당수는 상품 가치가 낮은 야생삼이지만 170뿌리는 50년 이상된 상품 가치가 높은 토종삼. 수십 년된 더덕·도라지도 부지기수로 캤다. 지난해 11월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한국인삼약초대전 산삼경매 행사에서 1억2천500만 원에 낙찰돼 화제를 뿌렸던 110년 묵은 산삼(6뿌리 세트)도 임씨가 캔 것.

부인 박성호(44) 씨와 함께 등산을 즐기다가 일 년 만에 김천 부항면 삼도봉에서 산삼을 캐면서 산삼에 매력을 느낀 그는 산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한 뒤 본격적인 심마니생활에 나섰다. "처음엔 산삼을 캐도 팔 줄 몰라 가족·친인척들 끼리 나눠 먹었죠. 아마 7형제 식구들과 처가 식구들까지 합하면 산삼 맛을 본 친·인척이 50명은 되고 10뿌리 이상 먹은 사람도 여러 명으로 모두들 건강하다"고 말했다.

몸 아픈 이웃에게 무료로 나눠준 산삼도 꽤 많다. 특히 2년 전엔 서울의 백혈병 어린이들을 위해 산삼 40뿌리를 희사했던 그는 "건강을 되찾았다는 인사를 받을 때는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3년 전부터 산삼 직거래 인터넷홈페이지(www.chungsolsansam.com)를 운영하는 그는 "종전엔 한해 토종삼만 10뿌리 이상 캤으나 3, 4년 전부터는 산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토종삼은 2, 3뿌리 캐기가 힘들고 더덕·도라지·산나물도 3분의 1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겨울철 눈 속에서도 산삼 숨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경지에 다다른 임씨는 "혼자 다니며 집중력을 높이는 게 산삼 잘 캐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사진:천직이라는 이발사가 부업이 돼버린 심마니 임동진 씨가 자신이 캔 산삼 사진을 내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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