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안도현 '간격'

자연에서 우리는 삶의 원형을 깨우치고 보편적 원리를 배웁니다. 그런데 물화(物化)된 우리의 시각은 자연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자연(숲)의 겉만 봅니다. 숲 밖에서 숲의 겉만 볼 때.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압니다. 그런데 숲 속에 들어서면 또 다른 모습이 있습니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는 일정한 간격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간격은 우연히 생긴 간격이 아니라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필연적 간격입니다. 동시에 상생(相生)의 원리입니다. 마침내 시인은 보게 됩니다.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 숲을 이룬다'는 것을. 인간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구석본(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 정부의 부동산 및 주식시장 정책에 대해 50% 이상의 국민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특히 30대와 수도권 거...
국내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보이고 있고, 목표주가는 잇따라 낮아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
서울 배재고 야구부 학생 2명이 광주제일고를 향해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응원 구호를 외쳐 중징계를 받았으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