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냉방에서 생활할 정도로 불우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딸을 죽이고 자살하려 한 40대 미혼모가 살려달라고 절규하는 딸을 보고 '동반 죽음'을 포기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5일 서울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A(41)씨는 이날 새벽 2시 10분께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한 옥탑방에서 배 아픈 데 먹는 약이라고 속여 딸(10)에게 수면제 3알을 먹여 잠들게 했다.
A씨는 딸을 죽인 후 자신도 목을 매 자살하기 위해 천장의 가스배관에 넥타이까지 매달아 놓고 딸이 잠든 사이 평소 상담을 해온 정신보호센터에 자살 방법까지 문의했다.
이후 A씨는 딸의 목을 졸랐다가 잠에서 놀라 깨어나 몸부림치는 딸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을 보고 측은한 마음에 목을 잡고 있던 손을 뗀 뒤 정신보호센터에 전화해 자신의 범행을 알렸다.
A씨는 10여 년 전 사회 생활을 하며 우연히 알게 된 남성과 잠자리를 함께 했다가 임신을 했고 이후 출산한 뒤 집안과 연락을 끊은 채 미혼모보호센터를 전전하며 근근이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딸이 초등학교에 진학할 나이가 된 2년 전 보호센터를 퇴소했고 이후 옥탑방에 살며 매달 받는 정부 생활보조금 60만 원으로 생활해 왔다.
설상가상으로 A씨는 최근 시각 장애 증세가 생겨 일자리를 잡지 못한 데다 전기료 미납으로 단전돼 냉방에서 지내게 되자 최근 수차례 "죽고 싶다"는 심정을 정신보호센터에 토로하기도 했다.
A씨는 경찰에서 "생활하기가 너무 힘들어 애를 죽이고 자살하려 했는데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에 차마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정신보호센터에 보내 정신 감정을 받도록 했으며 딸은 아동보호소에 맡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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