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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면수심' 성매매 업주 죗값은 3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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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에 종사할 당시 업주의 비인간적인 착취행위 때문에 건강을 돌보지 못한 여성이 소송 도중 숨졌지만 업주는 유족인 딸에게 위자료를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성기문 부장판사)는 28일 자궁경부암으로 숨진 A(여)씨가 생전에 성매매 업주 신모(48)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의 소송수계인인 딸(13)에게 위자료 3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01년 10월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에 있는 속칭 미아리텍사스에서 신씨가 운영하는 성매매업소에 지인의 소개로 선불금 300만원을 받고 고용됐다.

신씨는 A씨 등 고용 여성들이 생리 등으로 몸이 아플 때에도 진통제를 먹고 성매매를 하도록 강요하고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수십만원의 '벌금'을 내도록 했으며 수익의 85% 가량은 자신의 몫으로 뜯어갔다.

고용 여성들은 성매매 알선 혐의로 기소된 신씨의 재판에서 업주에게 유리한 증언만 하도록 협박당했고 감금 상태에서 생활하다 진통제 등을 사려고 약국을 갈 때면 감시를 당하기 일쑤였다.

신씨의 '착취'에 시달리던 A씨는 2년 뒤 한 남성의 도움으로 선불금 채무를 갚으면서 성매매업소를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이듬해인 2004년 말 잦은 하혈 때문에 찾아간 병원에서 '자궁경부암 말기'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성매매 피해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용기를 얻어 2004년 말 신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견디기 어려운 말기암 투병 생활 중에도 법정을 찾아 지옥 같았던 성매매 시절과 잃어버린 건강에 대해 배상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1년 넘게 소송을 해 온 A씨는 선고공판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던 금년 3월 세상을 떠났고 그의 유일한 열세살배기 딸이 소송을 이어받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궁경부암은 다수인과 성행위가 그 원인 중 하나이긴 하나 피고의 성매매 강요만으로 발병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신씨에게 사망에 따른 직접적인 배상책임을 묻지 않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신씨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반인륜적 행위를 자행하며 A씨를 성매매업에 강제 종사시켰고 이런 영업형태가 묵과되면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고용 여성들의 인권침해 실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성매매 강요와 암 발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지만 신씨가 빠르고 적절한 치료를 받게 했더라면 A씨는 생명을 더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므로 생전에 고통당한 A씨측에 위자료를 줘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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