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제)괭이갈매기와 누렁이의 별난 동거

바닷가에서 무리를 지어 살아야 할 괭이갈매기가 농가에서 2살난 개 누렁이와 1년째 불안한(?) 동거를 하고 있다.

울릉읍 저동1리 유종식(52) 씨 집 마당에는 지난해 여름부터 자신보다 몇 십배가 큰 개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갈매기가 있다.

유 씨는 "지난해 여름 바닷가에서 날개를 다친 어린 갈매기를 집으로 데려와 치료해준 뒤부터 바다갈매기가 집갈매기로 변했다."며 "지난 겨울 눈보라가 칠 때는 개집에 들어가 함께 숙식을 해결하며 집 밖으로는 나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유 씨는 "동거가 길어지다보니 요즘은 수컷 누렁이와 암컷 갈매기가 사랑에 빠진 것 같다."며 "간혹 잡아 주는 물고기와 누렁이 사료를 같이 먹으며 너무나도 태연하게 같이 장난치며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갈매기는 다른 사람들이 오가면 쳐다보지도 않지만 유 씨가 근처에 얼씬거리면 먹이를 달라고 목청껏 소리를 지르고, 이 소리가 지겨운 듯 같이 있던 누렁이는 소리가 시작되면 이내 집으로 들어가버린다는 것.

이들의 동거생활은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 울릉도 관문 여객선 부두에서 택시를 타고 저동 길다방 앞에 내려 슈퍼에서 '갈매기와 누렁이가 사는 집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금방 찾을 수 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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