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 노사 단체교섭이 이상한 이유 때문에 교착 상황에 빠졌다. 노사가 이견을 보이기에 앞서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를 놓고 버스 회사들과 대구시가 책임을 미루는 것이다. 그 탓에 '노'는 있되 '사'는 없는 형상이다. 이래서는 노사 교섭 자체부터가 진행되기 힘들 것이다. 사태가 매우 위험하다. 쟁의조정 유효 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와 버렸으니, 파업으로 인한 교통 혼란을 또 한번 겪지 말라는 보장도 없어 보인다.
이런 이상한 상황은 시내버스의 준공영제 때문에 빚어졌다. 그리고 이는 대구시가 그 제도를 도입하려 할 때부터 우려됐던 것이다. 지방정부가 적자를 다 메워주겠다고 나섰으니 버스 회사들로서야 배를 내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완전 사영제(私營制)도 아니고 완전 공영제도 아닌 중간 형태인 만큼 노사관계에서 사용자로서의 책임 소재가 어디로 정해질지 모호해질 것이라는 예상도 진작부터 가능했다. 버스 회사들이 오히려 노조의 힘을 활용해 대구시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받아내려 할지 모른다는 의심도 제기됐었다. 일부에서 준공영제 대신 '노선입찰제'를 도입해 경영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시내버스 노사 교섭의 교착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물론 최우선된 과제이다. 그러나 그 교착의 원인이 되고 있는 운영체제의 불안정을 해소하는 일은 보다 근원적인 과제이다. 이 참에 준공영 방식을 전면 재점검해 대구시가 버스회사들에 질질 끌려 다니게 될 소지를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 앞서 같은 제도를 도입한 다른 도시들의 전례나 따라가려는 안일성도 경계할 대상이다. 파업 피하기에 급급해 대구시가 뒤로 물러서기만 계속한다면 결국 시민들의 부담만 더 늘리는 결과를 빚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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