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비를 좋아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왜 이렇게 비를 좋아하는지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3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친구 집 마루에서 숙제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소나기가 퍼부었다.
소나기라는 것이 잠시 기다리면 지나가는 것인데도 나는 갑자기 내리는 비가 계속 이어질까봐 무서워 집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당시는 우산이 귀한 때라 친구에게 우산도 빌리지 못하고 그냥 집으로 뛰어갔다.
1분만 가면 우리 집이라 괜찮을 줄 알고 뛰어갔다. 하지만 집에 도착하니 흠뻑 젖어 있었다.
다행히 숙제장은 품에 꼭 안고 와서 젖지 않았다.
옷을 갈아입고 마루에 앉아서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보면서 나는 비가 너무나 좋아졌다.
그리고 중학교 때, 갑자기 자다가 내리는 빗소리에 잠이 깼다.
새벽 2시,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처마 밑에 엄마가 받쳐 놓은 빨간 고무 '다라이'에 빗물이 가득 찼다.
그때 집으로 매일 야쿠르트를 배달시켜 먹었는데 모아 놓은 그 통을 모두 꺼내 '다라이'에 담그고 한참 동안 나는 빗물 장난을 했다. 길가의 가로등을 바라보니 그 불빛 아래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보석 같이 빛나는게 너무나 아름다웠다.
한참 후에 엄마가 깨서 밤에 안 자고 물장난한다고 야단을 쳤다.
바로 들어가 잤지만 다음날 아침 나는 심한 감기에 걸려 있었다.
그 이후로 나는 비가 너무 좋다.
좀 있으면 장마가 시작되겠지?
나는 벌써부터 비가 기다려진다.
그리고 비가 오면 하염없이 창문 밖을 바라보며, 아파트가 빗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는다고 밖으로 나갈 내가 눈에 선하다.
박영옥 (pyok12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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