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서 '연기없는 담배' 잇따라 출시

미국의 많은 주(州)들과 도시에서 금연법이 통과됨에 따라 거대 담배업체들이 최초로 연기없는 담배를 시판하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10일 보도했다.

미국 담배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는 R.J. 레이놀즈사는 이번주부터 '카멜 스누즈'라 이름붙여진 이 담배를 오리건주 포틀랜드시와 텍사스주 오스틴시의 편의점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담배는 파우치 모양으로 만들어져 15 파우치가 한 캔에 들어있으며 사용자들이 이 파우치를 입안에 물고 있어야 하고 씹거나 연기를 내뿜지는 않게 돼 있다.

미국 담배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필립모리스사 역시 비슷한 제품인 '타보카'를 다음달부터 인디애나폴리스시에서 시판할 예정이며 12 파우치가 들어 있는 한 갑의 가격은 말버러 한 갑과 거의 같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거대 담배회사들이 '연기없는 담배'라는 자구책을 마련한 배경에는 미국의 시장환경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꼽을 수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가격상승, 금연법 등으로 시장은 계속 축소되고 있으며 현재 1인당 담배소비량은 1980년의 절반 수준에 와 있는 형편이다.

특히 비흡연자들을 간접 흡연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실내금연법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이미 34개의 지자체들이 금연법을 제정한 상태다.

연기없는 담배의 출시는 이 금연법이 연기없는 담배는 다루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연기없는 담배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공중보건 옹호자들은 현재 3개 도시에서 시험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이 제품이 흡연가들이 담배를 끊으려던 것을 그만두게 하거나 오히려 아이들과 비흡연자들에게까지 흡연의 유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버드대 흡연통제연구프로그램의 소장 그렉 코놀리는 "연기없는 담배가 건강에 대한 위험은 낮춰주지만 흡연가들이 그 때문에 담배를 끊을 것 같지는 않다"며 "그것은 마치 벤츠를 자전거와 바꾸는 것과 같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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