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애물단지 이천·봉덕동 "우리 동네 되살아난다"

대구 남구 이천동과 봉덕동 일대. 한국전쟁 직후 캠프워커·캠프헨리 등 미군부대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달러 분출구'를 찾아나선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잦은 동네가 됐다. 당시 이 동네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대구의 중심을 자처했던 이 곳은 수성구, 달서구 등의 신도시에 점점 자리를 빼앗겼다. 한때 이 지역 상권의 활력소였던 미군부대는 오히려 각종 개발에 '딴지'를 거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개발에 목말라하던 수많은 사람이 떠났다.

때문에 동네는 슬럼화했고, 남구 지역에서도 도시기반시설과 주거환경이 가장 취약한 동네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았다.

남구 봉덕동에서 40여 년을 살았다는 주민 한모(62) 씨는 "'미군기지 탓'에 수십 년 동안 각종 개발규제가 이뤄졌으며 결국 주거기피지역으로 전락, 젊은 사람은 다 떠나고 늙은 사람만 남게 됐다."며 "사람의 향기가 자꾸 나야 개발 요인이 증가해 도시기반시설도 뒤따르고 상권도 활성화될 텐데 걱정"이라고 허탈해 했다.

하지만 한 씨의 우려는 조만간 덜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변화'와 '발전'이라는 단어가 이 동네를 찾아온 것. 최근 대구에 불었던 재건축·재개발 붐이 이 일대에 상륙하고 있다.

대구 남구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입주를 시작한 이천동 대성유니드 아파트를 시작으로 오는 2013년까지 이천동과 봉덕동 일대에 모두 36개 단지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남구에서 가장 취약했던 슬럼지역이 남구를 대표하는 신도시 아파트촌으로의 변신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남구청은 최근 이 지역에 아파트 건설공사가 잇따르면서 모두 36곳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오는 2013년쯤엔 최대 4만 명의 인구유입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대성유니드 아파트 635가구 입주가 시작되면서 이천동엔 1개 통, 7개 반이 더 늘게 됐다. 또 4만 명의 주민이 더 들어오면 최대 71개 통, 497개 반이 추가로 더 생길 것이라고 구청은 예상하고 있다.

석정수 이천동장은 "미군부대에 가려 이 지역은 도시개발이 더딘데다 슬럼화 조짐마저 보이는 등 낙후된 곳이었다."며 "그러나 최근 이천동에도 아파트 사업이 잇따르면서 주민들이 이젠 잘 살 수 있게 됐다며 무척 반기고 있다."고 좋아했다.

남구청 김수경 건축주택과장은 "이천동과 봉덕동은 신천과 앞산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데다 수성구와 인접해 있어 개발요인이 많아 남구의 대표적인 신도시로 만들 계획"이라며, "조만간 아파트촌으로 변해 주민들이 늘 경우 구청은 세수가 늘어 좋고, 주민은 삶의 질을 높이고 재산상의 이익도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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