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완, 김창훈, 김창익 3형제로 이뤄진 록밴드 산울림. 성인가요가 주류를 이루던 1977년 '아니 벌써'로 가요계에 등장, 젊은이들이 부를 수 있는, 즐길 수 있는 노래를 선사했다.
한국 대중음악의 주요 소비층을 젊은이로 바꾸는 세대교체를 이뤘고 이후 후배 뮤지션에게는 끊임없는 음악적 영감의 원천이, 팬들에게는 울음과 웃음의 원천이 됐다.
산울림이 내달 5∼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연다는 소식에 후배 가수와 팬들이 감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런 점들 때문이다.
산울림은 29일 오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팬과 후배 뮤지션의 이 같은 지지에 감사를 표했다. 또 데뷔 30주년을 맞은 대선배로서 후배 음악인들에게 음악을 삶의 방편이 아닌 삶 자체로 여겨줄 것을 당부했다.
기자회견 뒤에는 산울림 팬클럽 '개구장이'와 '산울림 매니아'가 산울림 멤버들에게 감사패와 선물을 전달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다음은 산울림과의 일문일답.
--데뷔 30주년을 맞은 소감은.
▲처음 아마추어 밴드로 시작했는데 30년 동안 산울림을 이렇게 키워준 팬들에게 감사 드린다. 데뷔 당시 세대를 뛰어넘을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게 꿈이었는데 팬 덕분에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다.(김창완. 이하 완)
--지난 30년 간 산울림의 음악을 자평한다면.
▲산울림이 우리 가요계에 미친 영향이라면 가요계 세대교체를 이룬 점이다. 그 당시만 해도 성인가요가 주를 이뤘다. 우리가 데뷔할 때쯤 마침 대학가요제가 열리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가요계 중심축이 젊은이들로 옮겨갔다. 요즘에는 어린이, 청소년 등 젊은이가 대중음악계를 주도해 오히려 성인들이 소외된 면이 없지 않은데 앞으로 세대를 넘나드는 음악, 젊은이와 어른을 위로할 수 있는 음악이 사랑받았으면 한다.(완)
--가족 밴드일지라도 서로 음악적 취향이 달라 해체되는 경우가 있는데 30년 간 한 밴드로 있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3형제가 음악을 전업으로 했다면 갈등을 겪어 30년을 지탱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형제들이 잠시 떨어졌다 다시 모이며 긴장과 이완을 반복해 지난 세월을 잘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각자 종사하는 다른 분야를 존중하고 이해해 준 것도 도움이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형(김창완)의 리더십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김창훈. 이하 훈)
--김창완과 달리 다른 멤버들은 연예계에 종사하지 않아 콘서트를 준비하기가 어렵지 않았나.
▲97년 오랜 공백 끝에 콘서트를 연 적이 있다. 그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그 다음부터는 평소 꾸준히 연습했다. 지난해 서울 장충체육관에서도 공연하고 미국 공연도 했는데 공연 날짜가 확정되면 공연 두 달 전부터 매일 연습해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이제는 손발만 맞추면 무대에 설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훈)
▲다른 생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시간을 쪼개 연습해야 하는 것이 어려웠다. 30년 전에는 홀몸이었지만 이제는 가족에게도 신경써야 해 전보다 시간 내기가 어려운 면은 있다.(김창익)
--데뷔한 지 30년 된 가요계 선배로서 후배 뮤지션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얼마 전 밴드 델리스파이스의 김민규에게 '먹고 살기 힘들지?'라고 했는데 아주 훌륭한 대답을 들었다. '그래도 해야죠'라는 대답이었는데 이 말은 내게도 큰 위로가 됐다. 후배 음악인들이 음악을 방편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삶으로 여기길 바란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하기를 바란다.(완)
▲먼저 이번 공연에 게스트로 서는 자우림, 델리스파이스, W 등 후배에게 감사한다.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산울림이어야 할 텐데 노력할 부분이 아직 많은 것 같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좀 더 나은 면모를 보이겠다.(훈)
--새 앨범은 언제쯤 들을 수 있나.
▲지난 30년을 기념하고 앞으로 20~30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신곡을 발표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가 요구하는 메시지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신곡 발표다. 그래서 작년부터 형(김창완)과 함께 곡을 쓰기 시작했고 15곡 이상이 마련됐다. 여건이 되는 대로 녹음을 시작하겠지만 구체적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이번 30주년 공연에서 신곡도 소개한다.(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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