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머리 아프고…졸리고…' 너도 나도 '휴가 후유증'

"머리가 아프고, 몸도 찌뿌드드하고, 식욕도 없고, 왜 이러지." "과장님도 그러세요? 저도 그런데…."

21일 오전 대구 중구의 한 사무실. 아침회의를 마친 직원들은 한목소리였다. 대다수 사람들이 '피곤하고 의욕이 없다.', '밤에 잠을 설치기 일쑤다.', '입술 주위가 자주 부르트고 한다.', '소화가 잘 안 된다.'는 등 '휴가 후유증'을 호소한 것.

지난 한 주 동안 휴가를 다녀 왔다는 회사원 최태원(35·대구 수성구 범어동) 씨는 "휴가를 끝내고 직장에 돌아온 첫날부터 졸음이 오고, 몸이 뻐근한 데다 정신까지 멍해서 영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며 "휴가를 다녀왔는데도 휴식이 더 필요한 지경이다."고 호소했다.

여름 휴가철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면서 '휴가 후유증'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주 5일 근무제 확산으로 휴가가 예전보다 훨씬 길어진 경우가 많아 '휴가 후유증'을 부추기는 형편.

매사에 무기력하고 식욕이 없어졌다는 호소에서부터 심하면 고열과 설사를 동반한 감기 몸살로까지 이어져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적잖다.

대구 동구 ㅇ내과의원 경우, 여름휴가를 다녀온 뒤 몸이 아프다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하루 수십 명에 이르고 있다.

이 병원 이용재 원장은 "최근 두통에 시달리고 몸이 지끈거리고 밤잠이 잘 안 온다며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이 늘었다."며 "특히 증상이 심해져 열이 나고 설사하는 등 감기 몸살까지 앓는 환자들도 적잖다."고 전했다.

계명대 동산병원 서영성 가정의학과 교수는 "휴가 때는 생체리듬이 깨지면서 소화·수면 등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질병에 대한 면역력도 감소하게 된다."면서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수면, 아침과 저녁 간단한 운동을 하면 바캉스 후유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진단했다.

또 휴가기간 동안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서 피부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도 생기고 있다. 대구 서구 ㅁ피부과의원에는 최근 들어 환자의 방문이 평소보다 2, 3배가량 더 많아졌다.

이곳 문병천 원장은 "대다수 환자들이 휴가 때 산, 계곡, 바다 등지서 태양 광선에 장시간 노출됐다가 자극성 피부염, 일광 화상,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에 걸리는 경우"라며 "무리하게 물집을 터뜨리거나 각질을 제거하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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